엔비디아 젠슨 황 CEO "HBM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서 공급 받을 것"

“삼성전자, 마이크론 빨리 HBM 테스트 통과 원해”

정기홍 승인 2024.06.05 02:12 | 최종 수정 2024.06.05 03:16 의견 0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자사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에 실패했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젠슨 황 CEO는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터 하드웨어 박람회 ‘컴퓨텍스 2024’에 참석한 뒤 이날 오후 타이베이 그랜드 하이라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 대만 타이베이 국립 대만대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엔비디아 유튜브 캡처

그는 ‘삼성전자도 HBM 파트너인가’라는 질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곳은 모두 HBM을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도 그들이(삼성전자, 마이크론) 최대한 빨리 테스트를 통과해 우리의 AI 반도체 공정에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 중인 가운데 황 CEO가 통과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삼성전자 HBM은 발열 문제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기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황 CEO는 “그런 이유로 실패한 것이 아니고, 그런 보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삼성과의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고, 어제까지 끝내고 싶었지만 안 끝났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와 4세대 HBM3와 5세대 HBM3E 납품 계약을 하지 못한 상태다.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4세대 HBM(HBM3)과 5세대 HBM(HBM3E)을 공급하는 기업은 SK하이닉스뿐이다.

이날 황 CEO가 직접 삼성전자의 제품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테스트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번 하반기부터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엔비디아와 인텔, AMD가 HBM이 탑재되는 차세대 AI 가속기 제품군을 아시아 최대 컴퓨팅·IT 전시회 ‘컴퓨텍스 2024′에서 잇따아 공개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HBM 공급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2일 진행된 황 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6세대 HBM(HBM4)이 각각 8개, 12개씩 적용되는 루빈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루빈 울트라 GPU를 2026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HBM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황 CEO는 “우리는 H100, H200, B100, B200 등 여러 AI 가속기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메모리 속도는 상당하기 때문에 HBM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여러 개 쌓아 연산 속도를 높인 고성능 반도체로 GPU 등과 함께 조립(패키징)돼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하는 AI 반도체의 필수 부품이다. 현재 엔비디아 AI가속기에는 SK하이닉스가 HBM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 업계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12단을 개발하고 올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제품은 현재 엔비디아가 자사 AI가속기 탑재를 위해 품질 검증을 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말 차세대 AI가속기 블랙웰을 출시하고 2026년에는 루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 HBM이 예정대로 검증 작업을 통과하면 블랙웰 시리즈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3조 달러(약 4137조 원)를 내다보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컴퓨텍스 개막식에서 "5년 내로 대만에 대규모 연구개발·디자인(설계) 센터를 건립해 최소 1000여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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