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반도체기업 리벨리언, 엔비디아와 퀄컴을 이겼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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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7 21:59 | 최종 수정 2023.04.0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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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반도체 스타트업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 경연대회에서 미국 엔비디아와 퀄컴을 제쳤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취약한 반도체 설계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의 성적이이어서 의미가 크다.
AI 반도체 설계(팹리스)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은 7일 AI 반도체 성능 테스트 대회인 엠엘퍼프(MLPerf)에서 자사의 AI 반도체 ‘아톰’이 퀄컴·엔비디아의 동급 반도체보다 1.4~3배빠른 성적을 받았다고 밝혔다.
엠엘퍼프는 구글·MS와 스탠퍼드·하버드대 등이 설립한 비영리단체 ML코먼스가 매년 여는 대회로, 반도체 성능 평가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갖고 있다.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아톰은 이 대회 AI 언어모델 부문에서 엔비디아의 동급 반도체보다 1.4배에서 2배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 퀄컴 제품보다는 1.8배 빨리 같은 과제를 처리했다.
이는 대화형 AI인 챗GPT에 같은 질문을 물었을 때 리벨리온의 반도체가 탑재된 컴퓨터에서 구동되는 챗GPT가 가장 빨리 사용자에게 답을 내어놓았다는 뜻이다.
AI가 이미지를 분석해주는 비전(시각) 부문에서는 리벨리온 반도체가 퀄컴보다 1.4배, 엔비디아보다 3배 빨리 작업을 처리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챗GPT와 같은 언어 모델,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비전 모델 두 부문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아 자랑스럽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리벨리온은 지난 2020년 카이스트·MIT(매사추세츠공대)를 나와 미국의 인텔·스페이스X에서 반도체를 설계했던 박성현 대표와 IBM 왓슨연구소 출신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 등 한국의 반도체 인재들이 모여 창업한 회사다. 지난해 KT, 싱가포르국부펀드,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1000억원이 넘는 초기 투자를 받았다.
리벨리온은 내년 초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5나노 공정에서 양산을 시작한다.
한편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이 대회에서 올해까지 3년 연속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들을 제쳤다.
리벨리온에 앞서 한국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2021년 엠엘퍼프에서 대용량 이미지·영상 성능에서 엔비디아의 동급 반도체를 제쳤다. 퓨리오사AI는 이어 지난해 대만 TSMC에서 양산을 시작했다.
이어 SK 반도체 계열사인 사피온도 지난해 대회에서 데이터센터용 AI 성능 부문에서 엔비디아 반도체보다 전력 효율이 2.2배 이상 높은 성적을 거뒀다.
퓨리오사AI 창업자 백준호 대표는 삼성전자·AMD를 거쳐 2017년 회사를 창업했고, 사피온은 SK텔레콤 내부 프로젝트로 시작해 2021년 삼성전자·서울대 교수 출신 류수정 대표를 영입하고 지난해 법인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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