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최고기온이 40도를 찍는 등 전국에 가마솥 폭염이 덮히면서 인명 피해와 가축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 여주시 점동면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는 40도가 기록돼 올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3일 하루에만 온열질환자 154명이 발생했다. 이는 가장 더웠던 해인 2018년 8월 3일 164명 다음으로 많다.
온열질환자 1546명 중 65세 이상이 485명으로 전체의 31.4%를 차지한다. 온열질환이 발생한 장소는 실외 작업장(458명)이 가장 많았고 논밭(246명)이 뒤를 이었다. 장마가 지난 뒤 논밭에 농작물을 돌보러 나갔다가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광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3일 오후 2시 50분쯤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인근 밭에서 80대 여성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사망했다.
발견 당시 이 여성의 체온은 42도까지 오른 상태였다. 광주는 지난달 22일부터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며 이날 최고 체감온도 36.4도였다.
경남도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 54분쯤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밭에서 50대 여성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돼 119구급대가 대형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사망했다. 병원 측은 열사병을 사망 원인으로 보았다.
4일 낮 12시 26분쯤에는 전남 순천시에서도 텃밭에서 90대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경찰이 온열질환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연세 때문에 체온 조절이 안 되고 다른 만성질환도 많아 온열질환에 약하다”며 “낮에 작물을 돌보러 나가지 말고, 전기요금 걱정하지 말고 에어컨을 틀라고 자녀들이 전화를 자주 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4일 열릴 예정이던 서울 잠실구장의 두산-키움, 울산 문수구장의 롯데-LG 프로야구 경기도 취소됐다.
전날 폭염경보 속에서 강행한 잠실구장 경기에서 관중 4명이 온열질환으로 이송됐었다.
이날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 1루 더그아웃에 설치된 온도계는 50도를 넘었다.
기상청은 "최소 오는 14일까지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반복될 것"으로 예보했다.
뜨거운 두 개의 공기덩어리인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상층을 이중 열 커튼으로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원 강릉시의 경우 지난달 19일 이후 16일째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2013년 연속 열대야 기록과 같은 기록이다.
5일에는 1911년 해당 지점에서 열대야 관측을 시작한 이래 113년 만에 최장 열대야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과 광주는 지난달 21일 이후 14일째, 대구는 지난달 20일 이후 15일째, 제주시는 지난달 15일 이후 20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18년 서울의 최장 열대야 연속 기록(26일)이 경신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폭염 위기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 상태를 유지 중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고령 농어업인들이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2∼5시에는 밭일 등 외부 작업을 자제하도록 전국 시군구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기상청 폭염 및 소나기 현황(5일 오후 1시 기준)
○ (폭염) 현재(13시), 전국에 폭염특보(대부분 지역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체감온도가 33~38도로 매우 무더움
* 주요지점 일최고체감온도 현황(13시 현재까지, 단위: ℃)
- 수도권: 점동(여주) 37.2 파주 34.9 이천 34.8 동두천 34.5 서울 33.5
- 강원도: 팔봉(홍천) 36.5 강릉 34.0 인제 33.9 철원 33.6
- 충청권: 홍성죽도 36.6 청주 35.1 홍성 35.0 부여 34.9 대전 34.5
- 전라권: 담양 37.4 완도 35.8 순창군 35.2 고흥 35.2 목포 35.0
- 경상권: 양산시 36.4 김해시 36.1 함양군 35.1 안동 34.8 대구 34.1
- 제주도: 제주남원(서귀포) 35.8 서귀포 35.2 성산 35.0 제주 34.5
- 한편, 오늘(5일)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으나, 소나기가 그친 뒤에는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다시 기온이 올라 매우 무덥겠음
○ (소나기) 오늘(5일) 밤(18~24시)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mm 강수강도의 매우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많겠으며, 소나기구름이 정체하면서 호우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겠으니, 피해 없도록 대비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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