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불기소? 결국 불기소'···검찰, 김건희·최재영 '명품백 사건' "대통령 직무와 무관"
수사 5개월 만에 ‘면죄부’
"청탁 목적 아닌 만남 수단"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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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2 16:41 | 최종 수정 2024.10.0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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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 등 사건 관련자 모두를 불기소 했다.
검찰은 김 여사가 받은 명품가방 등 선물이 윤 대통령 직무와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고, 최 목사가 가방을 건넨 행위는 청탁 목적이 아니라 김 여사와 만날 기회를 얻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고 봤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2일 이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와 최 목사를 이같이 처분했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의혹 사건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지 5개월 만의 결론이다.
검찰은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법상 처벌 규정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청탁금지법이 공직자 배우자가 해당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위반 행위 처벌 규정은 따로 없다는 것이다.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선 김 여사가 공무원이 아니어서 뇌물수수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김 여사와 물품 수수를 공모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일각에서 김 여사를 처벌할 법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봤던 ‘변호사법·알선수재법 위반’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김 여사에게 무혐의를, 이 사건을 심의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권고하고 최 목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7년 청탁금지법 해설서에서 공직자 배우자를 청탁금지법으로 제재할 순 없지만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면 제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다.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윤 대통령도 명품가방 수수를 신고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과 관련’해 금품 등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을 경우에만 범죄가 성립된다.
검찰은 “기본적으로 윤 대통령과 최 목사는 아무런 친분이나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봤다.
ㄸㅗ 검찰은 최 목사가 지난 2022년 9월 무렵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행위는 “제공된 물품은 김 여사와의 우호관계 유지를 위한 것이며, 장차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 정도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최 목사가 명품가방 제공 장면을 몰래 촬영할 목적으로 김 여사의 의사에 반해 그의 사무실에 들어갔다는 혐의(주거침입 등)과 관련해서는 “김 여사 측과 일정을 조율하고 검문을 거쳐 내부로 들어간 것으로 주거의 평온 상태가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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