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검찰수사심의위, 8대 7로 김건희 여사에 '디올백' 건넨 최재영 목사 기소 권고
청탁금지법 관련 검찰과 정반대 결론
중앙지검, 기소 여부 결정 부담 커져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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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4 23:46 | 최종 수정 2024.09.2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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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심의위원회(위원장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는 24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넨 재미교포 목사 최재영 씨를 “기소하라”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권고했다.
검찰은 앞서 디올백은 청탁의 대가가 아니고, 윤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성도 없어 김 여사와 최 씨 모두 청탁금지법으로 기소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또 지난 6일 열린 김 여사에 대한 수사심의위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수사심의위 결과는 권고에 불과해 수사팀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검찰이 김 여사와 최 씨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데 부담이 커졌다. 명품백을 주고받은 ‘공범’ 관계의 사건에서 수수자인 김 여사는 처벌받지 않고, 최 목사는 처벌받게 돼 엉키는 상황이 됐다.
수사심의위는 이날 최 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주거 침입, 명예 훼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4개 혐의를 심의한 결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 처분 의견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법조계·학계 등 외부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 15명은 대검찰청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8시간 논의를 했다.
이날 결정은 ‘기소 의견’과 ‘불기소 의견’이 8대 7로 갈릴 정도 팽팽했다.
핵심이었던 청탁금지법 위반은 수사심의위원 8명이 검찰의 공소제기(기소)가 필요하다고 봤고, 7명이 불기소 처분이 적절하다고 봤다. 명예훼손 혐의는 1명이 공소제기 의견을, 나머지가 불기소 의견을 냈다.
최 목사는 이날 수사심의위에 앞서 오후 1시 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청탁이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새로운 증거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목사의 법률대리인 류재율 변호사는 수사심위의에 참석하면서 "수심위 결과에 따라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영상·녹음 증거를 공표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씨는 지난 2022년 9월 김 여사에게 300만 원 상당의 디올백 등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는 디올백 등을 선물하면서 김 여사에게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 등을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여사에게 취재 중 선물을 제공했고, 여러 청탁을 시도한 게 맞는다”며 “제가 처벌을 받더라도 이 사건에서 청탁의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은 인정돼야 한다”고 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1회 100만 원, 연간 300만 원 초과 금품을 건넨 사람을 처벌하도록 돼 있지만, 공직자에게 직접 줬을 때와 달리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하게 돼 있다.
수사심의위는 최 씨가 청탁의 대가로 디올백을 전달했고, 대통령의 포괄적인 직무 범위를 감안할 때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김 여사의 경우 지난 6일 이미 수사심의위에서 ‘무혐의’ 결론이 났기 때문에 검찰은 최 씨와 별개로 김 여사만 따로 무혐의할 가능성도 있다. 또 디올백 선물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이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최씨 역시 불기소 처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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