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2조 5천억 기습 유상증자… 영풍 측 “저지할 것”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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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1 03:32 | 최종 수정 2024.10.3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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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측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카드를 기습적으로 꺼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 측에 지분 3%포인트가 모자란다. 모두 우군인 우리사주조합에 배당한다.
고려아연은 30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373만 2650주를 주당 67만 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주식 2070만3283주의 18% 규모로 약 2조 5000억 원이다.
청약은 12월 3~4일 하며 신주 상장은 18일 이뤄진다.
고려아연은 주당 발행가로 제시한 67만 원에 대해 “일종의 추정(예상)가로 실제 확정액은 일반공모 청약일 전 가중산술평균주가(5일전부터 3일전까지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할인율 30%를 적용해 최종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조치를 두고 “조달한 자본으로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와 차입금 상환에도 사용할 것”이라며 “(영풍 측의)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방지해 임직원과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 이익을 보호함으로써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최 회장 측의 우호 지분은 35.4%로 38.47%인 영풍 측보다 3.07% 적다.
고려아연이 유상증자를 하면 전체 주식수가 늘어나 양측 모두 동일한 비율로 보유 지분율이 낮아진다.
신주가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되면 최 회장 측은 36.06%를 확보하게 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35.56%)을 근소하게 앞설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 여파로 전날 150만 원을 넘었던 고려아연의 주가는 30일 오후 110만 원 아래로 급락했다.
주식 수가 늘어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내려간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31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등 시장 현안과 관련, 그동안의 조사 결과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브리핑을 한다.
앞서 금감원은 8일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된 불공정거래 조사에, 15일에는 회계 심사에 착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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