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방위산업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가 단행한 3조 6000억 원 규모의 국내 증시 사상 최대 유상증자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최대주주 ㈜한화가 유상증자에 적극 참여하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업계에선 한화에어로의 유상증자가 결국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3자녀의 승계 작업을 위한 것이라는 뒷말이 계속된다.
㈜한화는 26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이사회를 열고 한화에어로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 건을 가결했다.
한화는 지분율(33.95%)에 따라 회사에 배정된 신주 162만298주를 주당 60만5000원에 인수한다. 현재 기준 총액은 9803억원 규모로, 주식 취득 예정일은 6월12일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왼쪽부터),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 한화
㈜한화는 이번 결정과 관련 “배정받은 물량 100%를 인수해 우량 자회사의 글로벌 도약과 지속 성장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증 참여 자금 조달에 대해 “보유 현금과 금융 조달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가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67억 원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한화에어로가 유증에 나서기 1주일 전 한화오션 지분 7.3%를 인수하려고 1조 3000억 원을 쓴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화오션 지분을 판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가 김동관·김동원·김동선 등 3형제의 회사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각각 25% 지분을 가졌다. 한화임팩트는 한화에너지 자회사다.
3형제가 두 회사를 통해 1조3000억 원의 한화오션 투자금을 회수한 셈이다.
재계 일각에선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후계 구도 정리가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화에너지가 ㈜한화의 지분을 22.15% 소유하고 한화 계열사들은 ㈜한화를 통해 지배하는 만큼, 한화에너지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3형제의 그룹 지배력도 커지게 된다.
현재 한화에너지는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기업공개로 확보한 자금을 인수·합병(M&A)이나 설비투자에 쓸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