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교체, 세대교체, 시대교체를 이루겠다”며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강원 원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TV

한 전 대표는 가수 서태지를 언급하며 “시대교체는 어느 한 순간 폭발하듯이 일어난다. 시대를 바꾸는 문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1990년대 한국의 가요계를 송두리째 바꿔놓은 '서태지와 아이들'은 1992년 3월 데뷔해 한국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했었다.

한 전 대표는 "고착된 양극화를 넘어 노력하면 누구나 중산층이 될 수 있는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를 열 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한 "국민이 먼저인 나라, 성장하는 중산층의 나라, 실용이 이념을 이기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국민 소득 4만 달러, 중산층 70% 시대' 구상을 제시했다.

그는 "중산층은 대한민국의 허리다. 중산층이 두꺼워야만 경제도, 사회도 안정된다”며 “취약 중산층이 구석으로 내몰리지 않고, 서민들도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누구든지 중산층이 될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또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목소리를 가진 중도층이 늘어야 한다. 그래야 자유민주주의도 굳건해진다"며 "그동안 보수 정당에선 강조되지 않았던, 중도와 중용의 가치를 중시하는,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한 전 대표는 "지금은 국가가 직접 뛰어드는 경제전쟁의 시대"라며 "경제 전쟁에 임한다는 각오로 '워룸(war room)'을 만들겠다. 과거의 5년 단위가 아닌 '미래 성장 2개년 계획'을 입안하고 실천하겠다"고 했다.

고물가 대책으로는 에너지 가격 안정, 근로소득세 인하 등을 약속했다.

또 개인이 복지 혜택을 직접 통합 관리하는 '한평생복지계좌' 신설, 국가 단위의 경제 강압에 공동 대응하는 가칭 '경제 NATO(New Alliance for Trade and Opportunity·무역과 기회를 위한 새로운 동맹)' 창설 등도 공약했다.

지역 격차 문제에 대해서는 "경제·산업·문화의 중심인 거점도시를 토대로 5대 메가폴리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선 "위험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괴물정권이 탄생해 나라를 망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나라의 운명도 저버릴 수 있는 위험한 정치인과 그를 맹신하는 극단적 포퓰리스트들로부터 우리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며 "비상계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겁이 나서 숲에 숨은 이재명 대표보다 제일 먼저 국회로 향하고, 제일 먼저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한 사람, 저 한동훈이 맞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 "계엄과 탄핵으로 고통 받은 분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한다. 그 고통을 끝까지 함께 나누고 더 많이, 더 오래 가져가겠다"며 "그것은 대한민국의 지향점인 자유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보수의 핵심 가치인 자유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책임을 다할 때 우리는 다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개헌론에 대해선 "4년 중임의 분권형 대통령제와 양원제를 약속한다. 전체 국회의원 숫자는 늘리지 않는 대신 비례대표를 없애고 상원을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어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의 시작과 끝을 맞추기 위해, 다음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며 "따라서 이번 대통령은 3년 뒤 열려야는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전임 대통령의 업적을 설명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두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공업 육성은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며 "과거 산업화 시기 박정희 대통령 같은 강력한 경제 대통령의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