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으로 페루에서 사목 활동을 해온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8일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피어오른 백연(白煙)과 함께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새 교황은 즉위명으로 ‘레오 14세(LEO XIV)’를 택했다. 미국 출신 교황이 나온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교황 선출 직후 첫 강복을 하는 레오 14세. EWYN 카톨릭 미디어 유튜브 캡처

교황청 수석 부제 추기경인 도미니크 맘베르티 추기경은 이날 오후 7시 13분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나와 “여러분에게 큰 기쁨을 알립니다(Annuntio vobis gaudium magnum). 우리는 새 교황을 얻었습니다(Habemus Papam)”라고 밝혔다. 새 교황을 발표할 때 쓰는 정해진 표현이다.

새 교황이 이어서 발코니로 나와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라고 첫 인사를 건넸다.

그는 전임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을 여러 번 인용하며 “두려움 없이, 하나님 안에서 하나 되어 서로 손을 맞잡고 평화와 연대의 정신으로 함께 걸어가자”고 말했다. 또 “고통받는 이들에게 더 가까이 가자”며 “모든 이의 마음에 평화가 깃들기 바란다”고 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일원으로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23년 직접 추기경으로 임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앞서 이날 오후 첫 번째 투표에서 추기경 133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표가 모이면서 새 교황의 선출이 확정됐다. 지난 7일 오후 콘클라베가 시작된 지 만 하루 만이다.

총 4번의 투표가 이뤄졌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콘클라베에서 둘째 날 오후 마지막 투표(다섯 번째 투표)에서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