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사업을 하는 한 교민이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을 향해 "절박한 교민들은 정치인의 쇼에 휘둘릴 정도로 여유가 없다"며 "캄보디아 실상을 알지도 못한 채 '영웅 서사'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8일 “캄보디아에 감금됐던 청년 3명을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데려온다. 첩보 영화를 찍는 심정으로 구출 작전을 펼쳤다”고 캄보디아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찬했다. 이어 자신의 SNS는 물론 국내에 들어와서도 일부 방송 등에 나와 자찬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18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구출했다는 한국 청년 정 모(가운데 무릎을 꿇은 이) 씨. 양팔에 문신이 가득하다. 페이스북 캡처
이에 교민 A 씨는 19일 장문의 글을 통해 김 의원의 자찬 발표 내용을 반박했다.
그는 "김 의원이 구출했다고 자화자찬한 그 청년은 구출 건인가? 아니면 경찰에서 조사해서 구속을 해야할 건인가?"라고 물었다.
또 "범죄가 범죄를 낳는 그런 구조임을 눈으로 목도하고도 이렇게 다시 구조 프레임을 짜고 본인을 영웅처럼 홍보하시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 의원은 교민 간담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고, 이후 SNS에는 마치 본인이 구조 작전을 이끈 것처럼 '영웅담'을 올려 교민들의 마음을 더 상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공개한 사진 속 인물에 대해선 "피해자가 아니라 캄보디아 경찰에 의해 체포된 용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라며 "문신이 선명한 인물이 ‘구출된 청년’으로 소개돼 현지 교민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그는 "몇 년간 수십명을 구출하고 돌려보낸 여러 교민들도 그냥 가만히 있다"며 "김 의원이 여기에 온 2일간 그림과 구도를 짜 '구출 과정에 참여했다'라며 언론과 SNS에 홍보하는 모습은, 진짜 허탈하고 화가 난다"고 비난했다.
그는 "피해자와 범죄자를 구분해 달라는 교민들의 간절한 목소리는 외면한 채, 좋은 그림 하나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영웅 프레임'을 짰다"며 "정치인의 쇼맨십이 교민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일갈했다.
캄보디아 경찰이 구조에 늑장을 부린다는 지적에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캄보디아 경찰은 당장 출동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꾸 한국 쪽에서 시그널을 주지 않고 기다리라고 하니 답답해했고, 나중에는 화까지 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