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의 비대면 수업 중간고사에서 학생들이 집단 부정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고려대의 비대면 교양 과목에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한 집단 부정행위 정황이 포착됐다. 학교 측은 중간고사를 다시 치르기로 결정했다.
11일 고려대에 따르면, 지난 10월 25일 진행된 고려대 교양 과목 ‘고령사회에 대한 다학제적 이해’ 중간고사를 보던 일부 학생이 오픈채팅방에 문제 화면을 공유하며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다른 학생들의 제보로 알려졌다.
이 과목은 1400여 명이 수강하는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시험은 보안 프로그램 등 부정행위 방지 장치 없이 컴퓨터를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치러졌다.
고려대 측은 일부 학생이 인공지능(AI)을 활용했다는 제보도 접수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학교 측은 지난달 27일 ‘중간고사 초유의 사태 발생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공지를 통해 “명문 사학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교수님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중간고사 전면 무효화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고 했다.
앞서 연세대에서도 지난 10월 15일 비대면 중간고사 중 챗GPT 등을 이용해 답안을 작성한 사례가 적발됐다.
학교 측은 비대면 시험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응시 학생에게 시험 시간 내내 컴퓨터 화면과 손·얼굴이 나오는 영상을 찍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은 촬영 각도를 조정해 사각지대를 만들거나 컴퓨터 화면에 여러 프로그램을 겹쳐 띄우는 식으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세대는 문제가 된 학생들 처분을 담당 교수에게 일임하기로 했다.
정학 등의 징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학교 본부 차원의 징계위원회에 부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