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15일 오전 자신이 만든 청계천 찾아 5.8km 긴 산책

청계천 사업 결단 의식한 듯 “대통령이 일할 수 있게 힘 모아줘야”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5.15 12:38 | 최종 수정 2023.05.15 18:29 의견 0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계천 찾아 청계천 복원사업에 참여한 측근들과 광화문 인근 청계광장에서 성수동 용답동 신답철교까지 5.8km를 산책했다.

청계천 사업은 그가 서울시장 재직 시절 고가도로를 헐어내고 만든 도시 하천공원이다. 한 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콘크리트를 모두 헐어내고 토담으로 바꾸겠다고 호언해 오랜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여름철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자칫 홍수에 토담이 휩쓸려갈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흐지부지 됐다.

청계천 모습. 오른쪽이 종로이며 오른쪽기로 걸으면 청계광장이 나온다. 3년 전인 2020년 6월 23일 찍었다. 정기홍 기자

천변에 작은 숲도 우거져 있어 시골 시내같은 정취가 완연하다. 정기홍 기자

하지만 지금은 도시하천으로 시민들의 샌책로와 여가공간으로 애용되고 있다. 붕어와 잉어, 피래미 등 각종 물고기가 한강에서 올라오고 백로 등 새들도 날아들어 시민들이 자주 찾는 도시 속의 휴식 산책로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청계천 사업을 결단한 당시를 화상하듯 “나라가 어려울 때니까 대통령이 일할 수 있게 만들어야 된다”고 말했다. 또 “(내년 총선에) 관심이 없고, 나는 나라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미정상회에 대해선 "잘하고 있다. 평가는 공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잘 하시는 것이고 용기 1있는 사람"이라며 "지금처럼 편하게 하려면 앞으로 몇 백 년이 가도 양국간의 정상화가 안 될 것"이라고 부연 평가를 했다.

이날 청계천 걷기 행사는 '청계천을 사랑하는 모임'(청사모)이 주관했다. 청사모는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당시 서울시 청계천추진본부에서 근무했던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이다. 회장인 장석효 전 서울시 부시장이 이 전 대통령을 초청했다.

이 전 대통령이 공개 행사에 참석한 것은 작년 12월 28일 사면 후 세 번째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출소 후 천안함 용사 묘역 참배,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배우 유인촌 씨의 연극을 관람했다.

청계천 복원 사업은 ‘서울시장 이명박’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지난 2003년 7월 청계고가 철거를 시작으로 2005년 9월에 공사를 끝났다.

이 전 대통령은 “(청계천 사업은) 하나의 도시재생인데 이게 단지 국내뿐 아니고 세계적으로 많은 대도시에 영향을 줬고, 전국적으로 많은 영향을 줬다”며 “그때를 되새겨 보려고 왔다”고 했다.

백로가 빌딩숲 속에서 청계천을 따라 광화문 방면으로 날아가는 모습. 청계천에 먹이인 물고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기홍 기자

청계천에는 이름을 알 수 없지만 물고기들이 많다. 2020년 6월 23일 찍었다. 정기홍 기자

이날 행사엔 친이(親李)계 좌장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 하금열·정정길 전 비서실장이 함께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인사 중엔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했다. 또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정하 의원, 이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보특보를 지낸 조해진 의원이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이 청계천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이 전 대통령과 사진 촬영을 해달라고 하고 그의 저서를 들고와 사인을 요청했다. 이 전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지지자들 요청에 대부분 응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청계천 방문에 이어 "4대강도 방문하겠다"며 "우기전에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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