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출자 회사 496개 중 순수 출자 회사는 77개"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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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1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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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정부가 공시한 출자회사의 대부분은 실제 출자가 아닌 전기요금 미수금 회생채권이라고 밝혔다. 공공기관 중 압도적으로 많은 출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칫 최악 재무 위기 속 방만하게 경영한 것처럼 비칠 것을 우려한 부연설명이다.
한전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공시된 총 출자회사 496개 중 84%에 이르는 419개는 전기요금 미수금 회생채권이고 순수 출자회사는 77개(16%)라고 30일 밝혔다.
출자회사로 공시된 회사 중 대부분은 한전이 전기요금을 내지 않은 채 파산한 기업이 회생했을 때 미납한 요금을 받기 위한 채권이 공시 상 출자회사로 잡혔다는 설명이다.
한전은 “공공기관의 출자회사 개념은 ‘사업상 관계가 있는 회사에 자본·현물을 투자해 주식을 취득하거나, 자본금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회생채권은 투자회사로 볼 수 없다”며 “기재부에 통합공시 때 이를 제외해줄 것을 몇 차례 건의했으나 현재로선 이를 출자회사로 공시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일부 언론은 이날 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시스템인 ‘알리오’ 집계를 토대로 지난해 말 기준 출자회사가 있는 144개 공공기관의 출자회사 수는 2112개로 전년 대비 5.5% 늘었으며 이 중 한전이 496개로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알리오 집계에 따르면 한전의 출자회사는 496개로 한국자산관리공사(89개)나 한국산업은행(85개), 주택도시보증공사(81개), 한국해양진흥공사(53개) 등 출자회사가 많은 다른 공공기관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다. 전체 출자회사의 23.5%에 이른다.
한전은 또 “출자금액이 31조원으로 공시된 것도 한전이 실제 출자한 금액이 아니라 장부가액이고 이중 26조 5000억원은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발전 자회사의 장부가액"이라며 "한전이 2001년 발전 자회사를 분할할 때 실제 출자액은 2조 3000억원이었는데 이후 지분법 평가이익이 반영돼 액수가 늘었다”고 부연했다.
한전은 재작년 말부터 글로벌 에너지 위기 여파로 석탄·가스 등 발전 연료 단가가 급등하며 원가 이하에 전기를 공급한 탓에 재작년 5조 8000억원, 작년 32조 6000억원의 천문학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이에 따라 전 그룹사와 함께 5년에 걸쳐 20조 1000억원의 비용 절감 계획을 담은 비상경영을 발표했다. 이달 초엔 절감 목표를 25조 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차장급 이상 직원의 올해 연봉 인상분과 정부 경영평가에 대한 성과급 반납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평소의 두 배 이상 늘어난 원가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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