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부 장관 "나주 한전공대 출연 전면 재검토"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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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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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한국전력의 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 출연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전이 천문학적인 적자로 국민들에게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한전공대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전 상황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한전공대에 출연하는 것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며 “출연 계획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서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의 ‘한전이 적자인 상황에서 한전공대에 12년간 1조원 투자를 약정한 것을 삭감·이월·유예 하는 방법을 검토해달라’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이 의원은 “새 정부 철학에 안 맞는 부분은 장관이 지적도 하고 좀 고쳐야 하지 않냐”며 “지난 2년간 (한전공대) 입학식에만 1억 7000만원을 썼고 국민 세금으로 교수 봉급을 다른 학교보다 두 배 이상 줘야 하는지도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한전은 2021년 5조 8400억원, 지난해 32조 6500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은 지난 정부 때 이뤄진 투자 약정에 따라 2020~2022년 총 1724억원을 한전공대에 출연했고 올해도 1588억원을 내야 한다. 2025년 완공까지 추가 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전공대는 문재인 정부가 호남 유권자를 겨냥해 건립을 약속했고 정권 교체 직전인 3월 완공이 덜 된 상태에서 개교했다. 이 과정에서 건립 타당성 논란과 법인카드 남용 의혹 등이 일었고 올 들어 감사원과 산업부가 감사를 벌이고 있다.
한전공대 설립의 적정성을 따져보고 있다. 부영주택이 한전공대에 부지를 무상기부한 배경이 핵심 쟁점이다. 부영주택은 나주 부영CC 골프장을 쪼개 절반을 학교 부지로 무상기부했는데, 나머지 부지에 대해선 아파트 건설이 가능하도록 하는 협약을 전남도와 맺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한전은 당정 요구에 따라 12일 자구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여기에 한전공대 출연 문제가 포함될지 주목된다.
한전과 6개 발전 자회사는 지난 정부 정책에 따라 2020년 600억원, 2021년 413억원, 지난해 711억원을 한전공대에 출연했다. 올해도 1588억원을 내놔야 한다.
출연금은 학교 건물 건설과 운영비로 쓰인다. 한전공대가 완공되는 2025년까지 수천억원대 자금이 필요한데, 이때도 한전이 추가로 돈을 내야 한다.
한전공대 설립에는 총 1조 6000억원이 들어가는데 한전과 발전 자회사가 이 중 1조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2년간 40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낸 한전이 한전공대에 막대한 돈을 내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전과 발전 자회사가 한전공대에 자금을 출연하려면 기획재정부와 각사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정부가 심의 과정에서 출연금을 이월 또는 삭감할 수 있다.
과거에도 출연금이 삭감된 적이 있다. 지난해 기재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한국남동발전이 계획한 210억원의 출연금이 56억원으로 깎였다. 이 회사의 임승태·조일현 이사는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현재 재무상황에서는 한전공대 출연이 적절하지 않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출연금이 삭감되거나 사라지면 한전공대 운영도 당초 계획과 달리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출연이 계획된 1588억원은 대부분 건물 건설에 투입된다.
아직 학교가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건설이 지연돼 건물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건설 계약이 이미 체결돼 이를 이행하기 위한 출연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다른 대학과 한전공대의 통폐합까지 거론된다. 다만 한전공대는 일반 대학과 달리 특별법(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에 따라 설립돼 통폐합을 위해서는 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집권 2년째를 맞아 한전 등 에너지 문제를 담당하는 산업부 2차관을 교체하며 국정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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