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이 여성이 정신적·신체적으로 건강하게 늙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커피나 차(茶)는 이와 관련성이 없었고, 콜라 등 액당을 첨가한 탄산음료는 건강을 해쳤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의 사라 마다비 박사 연구팀은 여성 간호사 4만 7513명의 데이터를 30년간 추적 관찰해 얻은 연구 결과를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열린 미국 영양학회 연례회의(NUTRITION 2025)에서 발표했다.

커피와 다과. 사이렌스 DB

연구팀은 "과거 연구들은 커피가 특정 건강 결과와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지만, 이번 연구는 30년 동안 여러 노화 분야에서의 커피 영향을 평가한 첫 연구"라며 "연구 결과,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가 정신적·신체적 기능을 모두 보존하는 노화 경로를 독특하게 지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체중, 흡연 여부, 음주 습관, 신체 활동 등 다양한 변수를 조정한 뒤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언급한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를 70세 이상 생존하되 암, 뇌졸중, 제2형 당뇨병 등 11개의 주요 만성질환에 걸리지 않고 신체 기능을 유지하며, 인지 장애 없이 정신 건강이 양호하고 기억력에 대한 불만이 없는 상태로 정의했다.

연구에서는 미국 보건 당국과 학계가 미국의 여성 간호사를 대상으로 장기간 진행 중인 간호사건강연구(NHS)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여성 간호사들은 1984년부터 4년에 한 번씩 식생활, 생활방식, 건강 상태를 묻는 설문에 응답했다.

지난 2016년까지 '건강한 노화' 기준을 충족한 참가자는 3706명이었다.

이들의 생활 습관을 보면 중년기(45~60세)에 평균 315㎎의 카페인을 섭취했다.

이는 작은 커피 잔으로 3잔,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카페인 150㎎ 함유) 기준으로는 2잔 정도다.

커피 섭취량은 하루 2~4잔(작은 잔 기준)일 때 가장 큰 이점을 보였다.

연구팀은 "커피를 통해 주로 카페인을 섭취한 '건강한 노화' 그룹은 작은 잔 기준으로 매일 커피 한 잔을 더 마실수록 건강하게 나이 들 확률이 2∼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확률 상승효과는 작은 잔 기준으로 최대 5잔까지 유효했다.

하지만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커피나 차(茶)는 '건강한 노화'와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로 카페인 섭취는 최악이었다.

한 잔 추가로 섭취할 때마다 건강한 노화 가능성이 20~26% 낮아졌다.

마다비 박사는 "카페인이 단독으로 건강한 노화에 기여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카페인이 커피의 다양한 생리화합물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서 이점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커피 섭취로 인한 건강상 이점은 운동, 건강한 식단, 금연 등 다른 건강한 생활습관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건강하게 나이 든 여자들은 잘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흡연을 피했다"며 "이러한 행동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의학적으로 카페인을 피해야 할 사람들은 섭취를 삼가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적정량의 커피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이전 연구에서도 밝혀져 왔다.

50만 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하루 2~3잔의 커피가 심장 질환 위험을 낮추고 더 오래 사는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었다.

또 아침에 마시는 커피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을 3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됐었고,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이 타우단백질 응집을 막아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