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이강인, 환영 인파 속 7일 귀국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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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7 20:59 | 최종 수정 2023.06.0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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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중하위권팀 RCD 마요르카를 올 시즌 톱10으로 이끈 '골든보이' 이강인(22)이 7일 귀국했다. 구름인파가 몰려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이강인은 분홍색 모자를 쓰고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입국장을 나와 여유있게 손을 흔들던 이강인은 주차장으로 향하는 동안 경호원들에 둘러쌓여 발을 내디기에 바빴다.
이강인은 지난해 발렌시아로부터 마요르카로 이적해 34경기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한데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잠재력을 폭발시켜 라리가에서만 6골 6어시스트로 프로 데뷔 후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공식 최우수선수상(MOM)에도 6차례 선정됐다.
이강인은 리그에서만 36경기 2843분을 출전하며 뛰어난 킥력으로 세트피스 상황을 도맡았다.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경기당 키패스 1.5회, 드리블 성공 2.5회로 공격의 기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유럽 최고의 드리블러로 거듭났다.
드리블 돌파 횟수는 90회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112회) 다음으로 많았다. 유럽 5대 리그로 넓혀도 리오넬 메시(PSG·102회), 제레미 도쿠(스타드 렌·96회) 다음인 4위이며, 드리블 성공률은 67%로 이들 중 가장 높았다.
이강인 덕에 마요르카는 14승 8무 16패, 승점 50점으로 2022~2023시즌을 리그 9위로 시즌을 마쳤다. 2시즌 연속 잔류 성공은 물론이고 마요르카가 리그 톱10위 안에 들어간 것은 2011~2012시즌 이후 11년 만이다.
한국 축구사에도 의미 있는 기록을 여럿 남겼다.
한 시즌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와 한 경기 멀티골은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이다. 특히 한국 선수 최초로 한 경기 멀티골을 넣었다. 지난 4월 24일 헤타페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역습 상황에서 약 65m 단독 드리블로 골을 넣는 등 스타 탄생의 서막을 알렸다.
이 경기 후 라리가 사무국은 이강인을 경기 MVP로 선정하며 '승리의 설계자'로 칭했고, 마요르카 구단은 King(왕)이라고 표현했다.
만년 중하위권팀 마요르카를 10위 안으로 올려놓자 오크디아리오는 지난 1일 이강인을 "지난 10년간 마요르카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였다. 라리가 최종전이 끝나고 경기장 조명이 꺼지면 그가 보여준 마법도 사라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캐슬, 애스턴 빌라, 번리,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올(이상 잉글랜드), AC밀란, 나폴리(이탈리아) 등 유수의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강인 열풍은 한국에서도 일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이강인은 벤투 감독 초기만 해도 중용되지 못했으나 카타르 월드컵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조규성의 골을 어시스트 하는 등 한국의 16강 진출에 공헌했다.
이로한 특출한 활약에 스페인의 중소도시 마요르카에는 이강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붐볐다. 라리가 사무국은 한국 시간대를 고려해 마요르카 경기 시간대를 낮시간으로 조정하면서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의 불만 아닌 불만을 듣기도 했다.
귀국한 이강인은 6월 국내에서 열리는 A매치에 나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2일 소집돼 16일 페루(부산), 20일 엘살바도르(대전)에서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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