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그동안 투자해온 인공지능(AI) 기술과 데이터를 각종 서비스 사업에 접목해 매출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KT의 AI 사업은 AI 컨택트센터(AICC), AI물류 등에서 약 8000억원 이상의 누적 수주를 달성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KT는 21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는 2025년까지 AI 관련 사업에서 1조 3000억원의 매출을 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25조 6000억원으로, 약 5%를 AI 사업에서 내겠다는 전략이다.
전략의 핵심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AI 컨택트센터(AICC)와 AI물류 서비스 수주를 확대하는 한편으로 AI를 로봇과 헬스케어, 교육 분야에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AI 관련 기술 개발과 사업에 오는 2027년까지 총 7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7조 원의 구체적인 투자처는 ▲기술 개발에 4조 원 ▲AI 기반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인프라 고도화 2조 원 ▲신사업 모델 발굴·서비스 고도화에 1조 원 등이다.
KT는 이러한 투자로 초거대 AI 파라미터(parameter·매개변수) 스케일 확대와 학습 기술 확보, IDC(Internet Data Center, 인터넷데이터센터) 신축·증설, AICC 인프라 고도화 등 최고 수준의 AI 기술 역량과 인프라를 확보해 AI 사업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KT는 또 '믿:음' 등 초거대 AI 기술, AI 반도체, 클라우드 등 인프라 강점을 활용해 고효율의 경제성을 갖춘 AI 풀 스택(stack·쌓인 자료)을 기반으로 AI 생태계를 활성화한다.
KT가 개발 중인 초거대AI 모델인 ‘믿:음’은 올해 3분기 말 공개될 예정이다. 개발이 끝나면 이를 AI 서비스에도 적용한다.
최준기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은 “현재 '믿:음'의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 현상을 개선하고 모델을 경량화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맞춤형 AI 사업들
KT는 이날 로봇, 헬스케어, 교육 등 3대 영역을 중심으로 한 본격 수익화를 선언했다.
로봇 시장에서는 기기 제조사가 아닌 ‘로봇 서비스 제공 플랫폼’을 지향한다. 로봇 제조사와 고객, 다른 솔루션을 이어주는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KT의 AI로봇 사업은 '하드웨어 중심'이 아닌 '서비스 중심' 사업으로 정의된다. KT만의 강점인 딜리버리(delivery·전달) 체계와 로봇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AI 로봇 서비스 제공자로서 서비스로봇 보급 확산과 시장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로봇 딜리버리 체계는 고객 수요에 맞게 로봇과 솔루션을 상품화 하고 로봇 도입부터 현장에서의 컨설팅, 사후관리까지 고객을 지원하고 불편을 해소해준다.
로봇 서비스 플랫폼은 ▲AI 통합관제 ▲로붓 서비스 지능화 ▲핵심기술 확장성을 특징으로 한다.
AI 통합관제는 수천 대 로봇에서 초 단위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하루 6000만건 데이터를 분석해 설치부터 운영까지 최적화 작업을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품질 관련 문의가 65% 감소했다고 한다.
로봇 서비스 지능화는 네트워크 환경, 하이오더, 호출벨, 키오스크, 엘리베이터, 자동문 등 여러 거자의 솔루션과 연동해 다양한 현장에 맞춰 최적화된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고객들이 다양한 제조사의 로봇들을 일관된 사용자경험(UX)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로봇 미들웨어와 다른 종류의 멀티로봇 제어 기술은 KT 로봇 플랫폼만의 차별화된 강점이다.
AI 로봇 제품 라인업도 확장한다. 현재 서빙 로봇, 방역 로봇, 실내 배송 로봇뿐 아니라 하반기로 예상되는 로봇 공도주행 관련 법률 개정에 맞춰 여러 매장과 다양한 주거·오피스 공간들을 이어주는 실외 배송 로봇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공장과 물류센터 내부의 소형 물류 이동을 책임지는 공장용 소형 물류 로봇, 농업 현장의 일손을 거들어주는 농업용 배송 로봇까지 서비스 도메인을 확대하는 방안도 연내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초거대 AI 결합을 통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맞춤형 AI 로봇 서비스로 진화한다는 목표다.
이상호 KT AI로봇사업단장은 이와 관련, “올해 하반기에는 서빙 로봇 뿐 아니라 실내 매장과 주거·오피스 공간을 이어주는 실외 배송 로봇 서비스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초거대 AI 언어 모델(LLM)을 개발 중인 국내 기업 5개 중의 하나다. 지난해에는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KT의 모든 AI 서비스를 한 단계 진화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KT AI 2.0’ 계획을 발표하고 사업을 발전시켜 왔다.
헬스케어 분야에선 AI를 활용한 만성질환 원격케어 서비스를 시작한다. 돌봄서비스에 초거대 AI 기술을 적용한다는 뜻이다.
원격케어 서비스는 간호사, 영양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케어코디네이터가 AI 기술로 만성질환자 데이터와 상담 기록을 분석해 얻어낸 케어플랜을 앱, 전화로 제시하는 서비스다.
이날 사진 1장으로 식단을 기록하고 영양성분을 분석하는 ‘AI 푸드태그’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1장의 사진으로 쉽게 식단을 기록하고 영양 성분을 분석하는 기술로 데이터를 입력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쉽게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돕는다. 1000종의 음식을 96%의 정확도로 인식할 수 있다.
향후 초거대 AI를 적용하면 인식 가능한 음식 종류는 외식·가공식품을 포함해 약 2000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이를 위해 초거대 AI로 사전학습모델을 고도화해 개발 소요 시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연내에 기술을 구현할 계획이다.
또 KT는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케어를 위한 AI 돌봄케어 서비스를 TV로 확장한 지니TV 케어 서비스 론칭을 준비 중이다. 이는 TV 시청 패턴을 분석해 어르신의 이상 상황을 탐지하고 이를 KT텔레캅 관제센터와 지자체 담당자, 보호자에게 상황을 전달한다.
KT는 지난 2017년 셋톱박스 기능을 탑재한 AI 스피커인 ‘기가지니’를 출시하면서 AI 투자를 본격화 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AI 미래교육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미래교육 디지털전환(DX) 정책 변화에 맞춰 KT의 디지털 플랫폼 사업 역량과 교육사업 추진 경험을 토대로 교육의 디지털 전환 조력자로 미래교육 혁신을 이끌 방침이다.
특정 교과목이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솔루션보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고사들에게는 디지털 학습도구 기반의 업무 자동화로 업무 부담을 감소시킨다.
구체적으로 ▲교수 설계 자동화 ▲AI 추천 맞춤형 자료 제작 ▲학습 진단 자동 분석 등 교사가 학생 수준별로 지도할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학습 지도다.
학생에게는 AI 학습 성취도 분석을 통해 본인의 학습 수준을 진단하고, AI 맞춤형 추천 교육 콘텐츠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KT는 올해 2학기부터 EBS, 경기도교육청 등과 협력해 일부 초중고에서 시범사업을 한다. 이후 다른 지역 교육청에도 확대해 교육 현장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계획이다. 또 EBS와 협력해 공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박정호 KT 커스터머DX사업단장은 “교육부가 제시한 다양한 가이드, 국제 표준에 맞춰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며 “학습, 진로적성, 진학에까지 이르는 모든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
KT는 AI 사업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도 공개했다.
싱가포르 1위 통신사인 싱텔과 현지 대표 물류 기업과 협력해 동아시아 물류 허브인 싱가포르에 AI 운송 플랫폼을 출시하기로 했다.
또 헬스케어 사업과 연관해 베트남에 헬스케어 법인인 KT 헬스케어 비나를 설립해 암환자와 만성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AI 케어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에 상용화 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지난 1월에 발표했었다.
KT는 베트남에서 진행하던 헬스케어 사업과 국내 헬스케어 사업을 병행하면서 상호 시너지를 통해 더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킨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베트남을 포함한 글로벌 건강관리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6조 5000억원 규모이며 2031년이면 19조 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KT의 이날 발표는 이르면 8월쯤 선임될 KT 신임 CEO에게 그간 해온 사업과 지향할 사업 내용을 알리려는 목적도 있다. KT의 주요 AI 사업은 구현모 전 대표가 추진한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을 기반으로 진행돼 왔다.
비상경영 체제인 KT는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공석인 사외이사 7명을 새로 선임하고, 새로 구성된 이사회가 신임 CEO 선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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