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 KAI 파견 인니 기술자, KF-21 자료 유출하다 붙잡혀

정기홍 승인 2024.02.02 14:16 | 최종 수정 2024.02.02 17:36 의견 0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인 KF-21(보라매) 개발에 공동참여한 인도네시아 파견 기술자들이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KF-21 기술 자료를 유출하려다 붙잡혔다.

2일 방사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은 지난달 KF-21 관련 기술 자료를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넣어 회사 외부로 반출하려다 적발됐다.

KF-21이 공대공 미사일 시험을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인니 기술자가 확보한 자료에는 레이더 등 항공전자장비(항전장비), 시험비행 기술, 개발 과정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과 방첩사 등으로 구성된 조사팀은 이들이 유출하려고 했던 정보를 확인 중이다. 이들 기술자는 현재 출국이 금지된 상태다.

방사청 관계자는 “인니 기술자가 확보한 KF-21 기술 자료는 전투기의 눈인 AESA 레이더 등 항전장비가 포함됐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전혀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군사기밀이나 방위산업기술보호법에 저촉 자료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인니는 지난 2016년 1월 KF-21 개발비의 20%인 약 1조 7000억 원을 2026년 6월까지 부담하는 대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고, 전투기 48대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 분담금 1조 3344억 원 중 1조 561억 원을 미납하고 있다.

인니는 최근 KF-21 외 다른 국가 전투기 구매계약을 연달아 하며 공동 개발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인니는 2022년 2월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 42대 구입 계약을 했고, 지난해 6월엔 카타르로부터 중고 프랑스산 ‘미라주2000-5’ 전투기 12대를 약 1조 원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인니는 공동개발에 참여하면서 KAI에 기술자 100여 명을 파견해왔으나 코로나 유행 등으로 현재 30여 명이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지난해 10월 인니 측의 이 같은 태도와 관련해 “(사업을) 정상적으로 종료하기 위해선 분담금이 납부가 돼야 한다”며 “10월 말까지 2023~2025년 3년 기간 동안 믿을 수 있고 실제 실행 가능한 계획을 제출하지 않으면 사업 전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인니 정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국방부 기술·국방국장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공동 주최한 외교정책공동체 워크숍에서 “무기 구매를 위한 정부 예산 배분이 제한적이어서 거액의 체납이 발생했지만, 한국에 대한 약속은 여전히 우선순위로 남아 있다”며 “미납액의 10% 수준인 1000억여 원을 올해 납부하고, 공동 개발을 지속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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