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기 동탄 아파트 단지 헬스장 화장실 성범죄 신고 50대 여성 무고로 입건

누명 20대 남성에 '무혐의' 통지…경찰 "피해자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

정기홍 승인 2024.07.01 15:13 의견 0

하마터면 20대 남성을 평생 성범죄자로 만들뻔했던 이른바 '동탄 헬스장 화장실 성범죄' 사건의 신고인인 50대 여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피해자를 강압적으로 조사한 경찰은 당사자를 찾아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한 변호사는 해당 경찰의 파면 서명운동에 나섰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50대 여성 A 씨를 무고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고 밝혔다.

화성시 동부 지역을 관할하는 화성동탄경찰서 전경.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A 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5시 10분쯤 화성시의 아파트 단지의 헬스장 옆 관리사무소 건물 내 여자 화장실에서 한 신원 불상의 남성이 용변을 보는 자기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했다는 내용의 허위 신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CCTV 영상을 보며 20대 남성 B 씨를 범인으로 지목하며 "이 사람이 맞다. 평소에 자주 보던 사람이다. 운동을 하는 남성"라는 등의 진술을 했다.

경찰은 A 씨가 B 씨를 용의자로 명확히 짚어 진술한 점을 고려할 때 무고의 고의가 있다고 보고 A 씨를 입건했다.

경찰은 앞서 강제추행 혐의를 받아온 B 씨에게는 입건을 취소하고 무혐의 결과를 최종 통지했다.

B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인 행동을 한 경찰들은 B 씨에게 사과를 하기로 하고, B 씨의 변호인에게 알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B 씨가 사과를 받아줄 용의가 있다면, 직접 찾아가 사과의 말씀을 전할 것"이라며 "대면 사과는 수사팀장과 B 씨에게 반말한 직원, '떳떳하면 가만히 있어라'라고 말한 직원 등이 함께 가서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평소 적지 않은 현장 경찰들이 이런 고압적인 자세로 시민을 대한다며 용서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B 씨의 변호사도 파면 서명운동에 나섰다.

이 사건은 B 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억울한 남자'에 조사를 받는 과정 전반을 녹음해 올리면서 알려졌다.

B 씨는 자신의 유튜브 '억울한 남자'에서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많은 경찰관들에게는 항시 감사함을 가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찰관은 '상응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B 씨는 자신을 찾아온 경찰관에게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적 자체가 없다"고 말했으나, 경찰은 "CCTV 영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자 화장실 출입구에 CCTV가 없었는데도 A 씨의 주장만 믿고 B 씨에게 반말을 섞어가며 강압적으로 응대했다. B 씨가 경찰서에 방문하자 한 직원은 "떳떳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파면을 하라는 등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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