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에 인수된 STX중공업, 'HD현대마린엔진'으로 새출발···국내 선박용 엔진 분야 3위
오는 30일 임시주총서 정관 변경안 의결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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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6 19:43 | 최종 수정 2024.07.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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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박용 엔진 3위 업체인 STX중공업이 HD한국조선해양으로 인수돼 'HD현대마린엔진'으로 이름을 바꾼다. 전날 HD한국조선해양과 STX중공업 간의 기업결합이 조건부로 승인됐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중공업은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 및 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날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의 주식 35.05%(813억여 원)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선박용 엔진 1위다.
HD현대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선박용 엔진, 엔진 부품 등 조선업 전반에 걸쳐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한 상태이고, STX중공업도 국내 3위 안에 드는 선박용 엔진, 엔진 부품 사업자이다. 이로써 HD현대그룹은 엔진 부품부터 선박까지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공고히 다지게 됐다.
다만 공정위는 향후 3년간 한화엔진 등 경쟁사가 STX중공업의 부품 공급에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기업결합 조건은 3년간 ▲선박용 엔진 부품(CS)의 공급 거절 금지 ▲최소 물량 보장 ▲가격 인상 제한 ▲납기 지연 금지 등 국내 선박용 엔진 시장의 경쟁을 해하지 않아야 한다.
공정위는 선박용 엔진과 엔진 부품의 수직결합을 두고 결합 회사가 경쟁 엔진사에 핵심 부품인 '크랭크샤프트(엔진 내 피스톤 직선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꿔주는 부품)'를 공급하지 않는 경우 엔진 생산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두 기업의 선박용 엔진 간 수평결합과 선박용 엔진-선박 간 수직결합은 경쟁제한 우려가 낮다고 보았다. 동종업 경쟁사인 한화엔진이 있지만 담합으로 가격 인상 등 경쟁제한 행위를 하기에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HD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 인수로 국내 시장에서는 70%, 글로벌 시장에서는 37%의 점유율을 확보하게 됐다. 한화엔진의 점유율은 두 시장 점유율은 각각 30%, 13%다.
결합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엔진 부품 시장에서도 약 80%를 점유하게 됐다.
STX중공업은 지난 2014년 STX그룹 해체 직후인 2016년 법정관리를 받았고 2019년 졸업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15일 입장문에서 "공정위 결정을 수용하며 기업결합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엔진 기술을 접목해 증가하는 친환경 엔진 수요에 대응하고 그룹 내 조선 사업과의 시너지로 STX중공업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울산의 HD한국조선해양 공장과 창원의 STX중공업 공장 간의 울산-경남 간의 대립 구도에서 공생 구도 바뀌게 됐다. 두 지역의 고용창출은 물론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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