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탈당 선언…"민주당, 폭력적·저급 언동 횡행"
"제 지지자들 '수박'으로 모멸감"
"1인 민주당, 방탄 민주당 떠나 다당제 시작"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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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1 14:18 | 최종 수정 2024.01.1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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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한 때 자신이 이끌던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를 갖고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비판했다.
전남 영광에서 태어난 이 전 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민주당 소속으로 5선 국회의원(제16·17·18·19·21대)을 지냈다. 2000년 16대 총선 때 김대중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총재가 요청해 고향 전남 함평·영광에 출마해 첫 당선됐다.
이어 전남도지사(2014년)와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국무총리(2017년)를 역임했다. 그의 정치적 상징성이 커 야권 분열의 신호탄이 될 지 주목된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겠다.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나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라고 탈당의 심정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민주당 상황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수박'으로 모멸 받고 공격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제3지대 신당을 만들어 오는 4월 총선에 도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신당 창당을 위해 전날 탈당한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이었던 '원칙과 상식'과 힘을 합치겠다고 했다. 또 "어느 분야에서든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 길에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무능하고 부패한 거대 양당이 진영의 사활을 걸고, 극한투쟁을 계속하는 현재의 양당 독점 정치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며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 4월 총선에서 도와주시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 전 대표는 무엇보다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를 꼭 구현하려 한다"며 "정권이 검찰의 칼로 세상을 겁박하고, 다수당은 의석수로 방탄하고, 대통령은 거부권으로 방탄하는 현실을 바로 잡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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