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뉴리더⑤]"세계 최고층 321단 4D 낸드, 새 이정표 될 것"...SK하이닉스 '최연소 임원' 이동훈 부사장

임지연 승인 2024.03.20 06:04 | 최종 수정 2024.03.20 07:33 의견 0

“현재 개발 중인 321단 4D 낸드는 압도적인 성능으로 업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이 중요한데요.

이 제품의 경우, 성능뿐 아니라 신뢰성 확보가 핵심입니다.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에만 집중하다 보면 품질이나 신뢰성 등에 리스크가 생기게 마련이거든요.

최대한 빠르게 개발을 마무리하고 제품을 공급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을 단기적인 목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2024년 SK하이닉스 최연소 임원으로 발탁된 이동훈 부사장은 변화에 대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SK하이닉스 제공


1983년 생으로 2024년 SK하이닉스 역사상 최연소 신임 임원으로 발탁된 이동훈 부사장은 최근 이 회사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대학 재학 중이던 2006년 SK하이닉스 장학생으로 선발돼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2011년 입사한 기술 인재다.

그는 SK하이닉스에서 낸드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기술 리더로 인정 받아, 올초 신설된 조직인 ‘N-S Committee(낸드(NAND)와 솔루션(Solution)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신설 조직)의 임원 자리를 꿰찼다.

이에 앞서 이 부사장은 128단과 176단 낸드 개발 과정에서 기술전략 팀장을, 238단 낸드 개발 과정부터는 PnR(Performance & Reliability) 담당을 각각 맡아 4D 낸드 개발 전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SK하이닉스 4D 낸드 기술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낸드는 전원이 꺼지면 저장된 자료가 사라지는 D램이나 S램과 달리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데이터가 계속 저장되는 플래시 메모리이다. 더 작게 만들고 더 많이 쌓아 성능을 향상시키는 미세 공정기술 경쟁이 벌어지면서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평면(2D)으로 펼친 셀(cell)을 수직으로 쌓는 기술을 적용한 3D 낸드 플래시. SK하이닉스 홈피 캡쳐


평면(2D)으로 펼쳤던 셀(cell)을 수직으로 쌓는 기술을 적용한 3D 낸드에 이어, 셀 옆에 붙어있던 주변회로(Peri)를 셀 아래로 배치해 공간 효율성을 추가로 확보한 4D 낸드까지 등장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18년 96단 4D 낸드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321단 낸드 기술을 공개하고, 개발 및 양산 준비를 해 왔다.

왼쪽 3D 낸드 플래시에서 셀 옆에 붙어있던 주변회로(Peri)를 셀 아래로 배치해 공간 효율성을 확보한 오른쪽의 4D 낸드 플래시. SK하이닉스 홈피 캡쳐


현재 세계 최고층 321단 4D 낸드 개발에서 제품의 성능과 신뢰성, 품질 확보를 위해 애쓰고 있는 이 부사장은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급변하는 미래에 신속하면서도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술 발전으로 우리 삶이 급변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입니다. 과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등장과 그 이후를 생각해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부사장이 속한 ‘N-S Committee’도 이러한 환경 변화를 선도하기 위한 회사의 대응 전략에 따라 만들어진 조직이다. 생성형 AI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서 낸드는 솔루션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N-S Committee’라는 컨트롤 타워를 통해 낸드와 솔루션 사업을 동시에 최적화, 개발 효율과 고객 만족도를 한층 끌어올릴 방침이다.

“특정 기술이 등장했을 때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조직 모두가 수시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더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서 낸드와 솔루션 개발의 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저 역시 신임임원으로서 협업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 부사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도전을 통한 혁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낸드 개발의 핵심은 비용 대비 성능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이른바 가성비죠. 과거 2D, 3D 낸드에 이어 4D 낸드가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변혁의 중심에 있는 만큼, 낸드 역시 여러 방향성을 가지고 혁신해야 합니다.”

이 부사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데이터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AI를 활용하는 분야가 확대됨에 따라, 데이터를 생성하는 매개도 늘어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오토모티브 분야만 하더라도 자율주행을 위한 도로, 통행량 등의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데이터를 생성하는 디바이스나 환경에 따라 낸드에 요구되는 성능이나 조건도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SK하이닉스가 기술 리더십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선제적인 혁신에 앞장서겠습니다.”

SK하이닉스 이동훈 부사장은 D램에 이어 낸드 부문도 올해 업턴으로 돌아설 것이라며 낸드와 솔루션 개발의 협업을 통해 변혁을 주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이 부사장은 현재 반도체 업계에 순풍이 불고 있다고 진단하며, D램에 이어 낸드 역시 올해는 업턴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돼 구성원들은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도전 속에서 중요한 건 구성원들이 도전을 이겨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적절한 동기부여 속에 개발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회사와 구성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부사장은 끝으로 올해 낸드 시장의 업턴을 예상하면서 변혁을 이끌겠다는 각오를 내보였다.

“2024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상승기류를 타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견뎌온 우리는 업턴의 순간을 웃으며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도전은 계속됩니다. 특히 올해는 차세대 낸드 제품 출시가 예상되고 있는데요. 변혁의 시기에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저 역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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