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홍
승인
2024.04.11 17:21 | 최종 수정 2024.04.12 08:44
의견
0
며칠 전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 담벼락에 총총하게 심어진 개나리가 노란 자태를 자랑하듯해 잠깐 봄 정취에 젖어 '노오란 맑음'에 봄의 찬미(讚美)를 해봤습니다.
소싯적 개나리는 돌담 아래나 언덕에 흩어져 피어 마냥 토속적인 꽃이었지요. 그래서 동요 '봄나들이'에서 보듯이 노란 아기 병아리가 노란 잎을 따다 물고서 엄미 닭 뒤를 뒤따르는, 딱 봄날에 어울리는 꽃입니다.
요즘에 자주 쓰는 '흐드러지게'나 '화사하게'란 전형화 한 말과는 느낌이 다른 꽃이었습니다. 요즘의 개나리꽃은 계획적으로 한 곳에 파종을 해 듬성듬성 피기보단 상당히 자극적인 봄의 정취를 던집니다. 그래서 개나리꽃이 노랗게 핀 담장 밑은 어미 닭을 따라다니는 병아리를 연상케 하는지도 모릅니다.
앞서 소개한 '나리 나리 개나리' 소절은 동요 '봄나들이'의 가사입니다. 그 옛날, 울 밑의 봄 정취가 와락 와닿을 분들도 있겠네요.
일제강점기인 1930년 대의 전반기에 발표된 이후 지금도 널리 불리는 유아 동요입니다. 낯익은 이름 윤석중(尹石重) 선생이 작사를 하고, 권태호(權泰浩) 선생이 작곡을 했습니다. 노랫말도 간단해 리듬이 아주 율동적입니다.
노랫말입니다.
나리 나리 개나리
잎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경북 안동에 있는 소천 권태호 음악관에서는 해마다 6월이면 권태호 선생을 기념하는 '전국 봄나들이 동요제'를 개최합니다.
저작권자 ⓒ 사이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