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화제]“이제 은퇴하세요”…폭염에도 일하던 90세 퇴역군인에게 쏟아진 기부

전직 지역방송 앵커가 모습 포착해 사연 알려

정기홍 승인 2024.06.04 12:42 | 최종 수정 2024.06.04 15:15 의견 0

90세 미국 퇴역 군인이 공휴일 폭염 속에서도 마트에서 일하는 사연이 알려지자 기부 사이트에서 그를 일에서 은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수억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영국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전직 지역방송 뉴스 앵커가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외곽 소도시 메타리의 한 마트에서 카트를 정리하는 퇴역 공군 딜런 매코믹(90) 씨의 사연을 온라인 모금 사이트에 올려 3억 원을 모았다.

미국의 한 마트에서 카트 정리 아르바이트를 하는 딜런 매코믹(90) 씨의 모습. ‘고펀드미’(GoFundMe) 캡처

전직 지역방송 뉴스 앵커인 캐런 스웬슨 론키요 씨는 지난달 27일 마트 주차장에서 흩어진 카트를 모아 밀어 정리하는 매코믹 씨를 발견했다.

이날은 공휴일인 ‘메모리얼데이’(현충일)인데 체감온도가 무려 39도까지 올랐다.

론키요는 힘겹게 카트를 미는 매코믹 씨에게 공휴일에도 일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먹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론키요 씨는 이 모습을 영상으로 짝었고 온라인 모금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 매코믹의 사연을 올려 그의 은퇴를 돕기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

론키요 씨는 사연 글에서 “매코믹은 한 달 생활비로 2500달러(약 345만 원)가 필요하지만 사회보장연금으로 받는 돈은 1100달러(152만 원)에 불과하다”며 “매코믹은 나머지 금액을 벌기 위해 마트에서 일을 한다. 때로는 한꺼번에 20대가 넘는 카트를 밀며 미로와 같이 주차된 자동차들 사이를 지나간다”고 알렸다.

해당 글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사흘 만에 5400여 명의 누리꾼이 모금에 참여했다. 모인 기부금은 지난 3일 기준 24만 4000달러(약 3억 3630만 원)를 넘어섰다.

론키요 씨는 “매코믹 씨가 은퇴할 지, 아니면 일을 계속할 지는 그의 선택에 달렸다. 다만 더이상 먹고 살기 위해 무더위 속에서 쇼핑카트를 밀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매코믹 씨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론키요 씨를 만난 것은 행이었다. 이 미친 세상에는 그와 같은 좋은 사람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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