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시청역 9명 사망 참사' 운전자 과실에 무게···"액셀 90% 이상 밟아"

정기홍 승인 2024.07.15 15:03 | 최종 수정 2024.07.15 19:54 의견 0

지난 1일 밤 9명이 숨진 시청역 역주행 참사와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 원인이 차량 결함보다 운전자 과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감정 결과를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간담회에서 시청역 역주행 사고 원인 조사 등 진행 상황에 대해 “지난주 목요일(11일) 국과수 통보를 받아 분석을 마무리했다. 실체적 진실에 근접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도로를 역주행하면서 차량과 인도 시민들을 친 차량이 서울 시청역 12번 출구 교차로 근처에서 서서히 정차하는 모습. 이 영상으로 급발진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근 상가 CCTV 캡처

앞서 경찰은 가해 차량 운전자 차 모(68) 씨가 몰던 제네시스 G80 차량과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 등을 사고 다음 날인 지난 2일 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차량과 EDR 분석 결과, 차 씨가 가속페달(액셀)을 90% 이상 밟았다는 취지 등의 감정 결과를 경찰에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는 또 사고 당시 브레이크등(燈)이 켜져 있는 것처럼 보인 것은 가로등이나 건물의 빛이 반사돼 보이는 난반사나 플리커 현상일 것으로 판단했다.

조 청장은 “운전자의 진술이 어떻게 나오든 운전자 진술을 확인 안 할 수는 없지만, 확인하고 더 이상 (실체적 진실에 대해서는) 수사할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운전자의 진술은 진술대로 존중하고 우리(경찰)가 확인해야 할 것은 최종적 진실”이라며 “국과수 감정 결과 통보 내용으로 운전자 진술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운전자 차 씨는 지난 4일 첫 피의자 조사에서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고 진술하는 등 차량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주장해왔다.

‘(운전자가) 진술에서 인정을 안 하면 구속영장 신청이 불가피한가’라는 질문에는 “조사 과정과 내용이 신병을 판단하는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사고 직후 갈비뼈 골절 등 치료를 위해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운전자 차 씨는 이날 다른 병원으로 옮겨 다시 입원할 예정이다.

조 청장은 “(차 씨를) 조사하러 갔는데 계속 통증을 호소하고 진술이 어렵다고 이야기해 조사 진행이 많이 못 된 상태에서 멈췄다”며 “상급 종합병원 입원 기간인 2주가 오늘 만료해 전원(다른 병원으로 옮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할 내용이 많아서 전원 상태나 경과 등을 봐서 (추후) 조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시청역 인근 차량사고 현장 모습. 서울시교통정보센터 CCTV 캡처

한편 조 청장은 시청역 역주행 치사 사고 피해자에 대한 모욕성 글 작성 논란과 관련해서는 “현장에 모욕성 글을 놓고 간 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쳤고, 인터넷 댓글 모욕은 확인 중”이라고 했다.

앞서 경찰은 사고 현장 추모공간에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쪽지를 남긴 20대 남성과 40대 남성을 지난 5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해 조사한 바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모욕성 인터넷 게시글 5건도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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