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창업주 구속···SM엔터 인수 위한 시세조종 혐의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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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3 08:55 | 최종 수정 2024.07.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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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 위해 시세 조종 혐의를 받는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밤 구속됐다. 재판부는 구속영장 실질 심사에서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저날 오후 2시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의 구속 여부를 가리는 영장 실질 심사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 43분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 도착, “투자심의위 카톡방에서 보고받은 것 인정하나” 등 취재진 질문에 일절 말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4시간 동안 영장 실질 심사를 받고 오후 6시쯤 법원을 나온 검찰 호송차를 타고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서울 구로구의 남부구치소로 이동해 기다렸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장대규)는 지난해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12만원)보다 높게 사려고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적용해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지난해 11월 ‘기소 의견’으로 김 위원장을 검찰 송치한 지 8개월 만이다.
검찰은 22일 영장 실질 심사에서 1000여 쪽의 서면 의견서를 통해 김 위원장의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2월 28일 카카오그룹 계열사를 통해 1300억 원 상당의 SM엔터 주식을 매입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주장했다.
다만 지난해 2월 16~17일, 27일 카카오가 사모 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1100억 원을 투입해 SM 주식을 매입한 내용은 영장에서 빠졌다.
지난 4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은 이날 법원의 보석 신청 인용으로 풀려났다.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시가총액 22조 원의 국내 최대 규모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비상 경영을 선언해 기존의 자율 경영 체제에서의 '서세 확장-방만 경영'을 버리고 조직 쇄신 작업에 나섰다.
147개였던 계열사를 1년여 만에 124개로 줄였다.
카카오의 더 큰 위기는 미래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앞다퉈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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