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폭염→오늘 쌀쌀"···이틀간 역대급 폭우 후 10도 '뚝'

정기홍 승인 2024.09.22 23:09 | 최종 수정 2024.09.22 23:27 의견 0

"이러다가 가을 없이 곧바로 겨울 오는 거 아닐까요"

서울 강서구에 사는 50대 후반 최 모(40) 씨는 “폭우가 그친 21일 오후 마트에 가려다가 다시 집에 들어와 긴소매를 입었다. 이틀 전만 해도 가죽 쇼파가 끈적해 한여름처럼 잠을 설쳤다. 갑상선이 좋지 않은 그는 갑자기 코감기 기운이 돈다고 했다.

지난 9월 17일 추석 낮 서울 강서구 하늘 모습. 이날 경남 진주와 전남 곡상은 38도를 찍었다. 서울도 체감온도가 35도를 오르내렸다.

22일 밤 10시쯤 서울 강서구에서 찍은 밤 하늘. 밤 11시쯤 서울의 기온은 20도 아래로 뚝 떨어졌다. 이상 정기홍 기자

21일 오후 강서구의 아침 최저기온은 18도로 전날(26도)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8도나 떨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주말 내린 비로 9월 중순 역대급 폭염이 한 풀 가시며 전국에 거짓말처럼 폭염과 열대야가 사라졌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21일 아침 최저기온은 25도를 넘지 않았다. 제주의 경우 21일 밤~22일 새벽 최저기온이 23.4도를 기록하며 75일 동안 괴롭히던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가 끝났다.

기상청은 “늦더위가 사라지면서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 11~19도, 최고 23~26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전망”이라며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면서 일교차가 큰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폭염이 불과 2~3일 만에 쌀쌀한 가을 날씨가 된 것은 한반도 상공을 뒤덮고 있던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되며 올 여름 기록적 더위와 9월 늦더위의 원인이 됐던 ‘이중 열 커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당분간 중부지방 중심으로 머물면서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일교차가 10도 안팎으로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23, 24일 아침 최저기온이 중부지방과 남부내륙에서 쌀쌀함을 느낄 15도 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낮 최고기온은 22~29도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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