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딥시크'(DeepSeek)의 초저가 AI 출시 충격이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큰 파장을 일르키고 있는 가운데 이 여파가 국내 반도체 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마이너스 11%대까지 밀렸다가 마이너스 9.85%(2만 1800만 원)로 마감했고, 삼성전자는 자사주 소각 소식에도 마이너스 3% 가까이 내리다가 마이너스 2.42%(1300원)로 장을 마쳤다.

앞서 딥시크의 초저가 AI 출시가 발표된 지난 27일(현지 시각) 충격으로 엔비디아 등 미국의 주요 반도체 주들은 일제히 급락했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0.9% 하락한 19만 7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9만 4800원까지 하락했다. 종가는 19만 9500원으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의 하락은 딥시크가 저성능 반도체칩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만들었다는 소식 때문이다.

딥시크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새로운 추론 모델인 ‘딥시크 R1’을 선보였는데, 이 모델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가속기인 'H100' 대신 성능이 낮은 'H800'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능 반도체 칩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성능면에서 오픈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o1’에 필적한 성능을 보여 전세계 IT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엔비디아 주가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27일(현지 시각) 무려 17% 가까이 빠졌다. 다음 날 소폭 상승했으나 이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주가도 약세였다. 주가는 2.42% 내린 5만 24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11월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약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뒤 먼저 3개월 동안 3조 원의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을 진행 중임을 밝혔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딥시크발 충격에 대해 "신기술 도입에 따른 업계의 변화 가능성이 항상 있고 현재의 제한된 정보로는 판단하기 이르다"며 "GPU에 들어가는 HBM을 여러 고객사에 공급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