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박은지(42) 씨가 MBC 동료들의 괴롭힘으로 자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오요안나 씨를 애도하며 MBC 내 괴롭힘 문화를 비판했다.

박 씨는 지난 2005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일하다가 2012년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이후 SBS 파워FM DJ, TV조선 ‘강적들’, 패션N ‘팔로우 미 스페셜’ 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직장 내 괴롭힘 자살 의혹을 받고 있는 고 오요안나 씨가 생전 광화문네거리에서 날씨 리포트를 하고 있다. MBC 뉴스 화면 캡처

박 씨는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오 씨의 사망 기사를 올리며 “MBC 기상캐스터 출신으로 너무 마음이 무겁다. 본 적은 없는 후배지만 지금은 고통받지 않길 바란다.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이어 "언니도 7년이라는 그 모진 세월 참고 또 참고 버텨봐서 안다. 그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외로운지...도움이 못 돼줘서 너무 미안하다"며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박은지 전 MBC 기상캐스터. SNS

앞서 오 씨(당시 28세)는 지난해 9월 자살 전까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 씨의 유족은 고인의 휴대전화 속의 유서와 통화 내용, 메시지 등을 바탕으로 MBC 동료 직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오 씨의 유족은 "동료들의 괴롭힘을 회사 측에 알렸지만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MBC는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오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MBC의 사내 왕따 등 괴롭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MBC 앵커 시절부터 2018년 3월 MBC를 떠날 때까지 일부 동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2017년 파업 미동참 기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졌고, 최근 서울서부지법은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승호 전 사장에게 벌금형(800만 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