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카카오톡을 15년 만에 시스템을 대규모로 개편하면서 윗선에서 내용을 일일이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카카오 내부 관계자는 "우리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만들었겠냐"고 했다.
자신을 카카오 개발자라고 밝힌 이는 지난 2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개발자 욕은 하지 말아달라. 시키는대로 만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란 내용으로 글을 올렸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이나 사원증 등으로 재직 회사를 인증해 사용하는 구조다.
블라인드 ID 앞에 '카카오'라는 사명을 붙인 이 이용자는 "우리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만들어겠냐"며 "욕 신나게 해도 되는데 개발자 욕은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어 "그냥 기획자, 디자이너들은 시키는대로 만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라며 "그 위에서 하나하나 다 지시한 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카톡 업데이트는 여러 기획자들이 부딪혀서 만든 게 아니고 그냥 1인 기획 작품으로 봐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어딜 가나 개발자 욕이라 주변 사람들 자존감 박살나는 중"이라고 호소했다.
카카오 직원은 댓글을 달아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싹 다 반대했다"며 "우리가 뭘 더 할 수 있겠냐"고 동조했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지난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카카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톡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피드처럼 바꾼다고 밝혔다.
이에 상당수 이용자들은 "사생활이 노출된다", "피곤하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온라인에선 카카오톡 피드에 자신의 사진이 뜨지 않게 하는 방법 등 업데이트를 막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