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 SVB 파산 직전 주식 매입, 300억 손실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4.14 12:47 의견 0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이 지난달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에 투자해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SVB 파산 직전 이들의 주식 보유액은 5억원이 안 됐지만 파산 전날과 당일인 3월 9~10일 이들은 이 회사 주식을 181억원이나 사들였다. 하지만 이 회사는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돼 서학개미들의 주식 보유액은 거의 날아가 버렸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홈페이지 캡처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실이 13일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SVB파이낸셜그룹(SVB 모회사) 주식 보유액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기준 약 312억원이었다.

하지만 다음 날 상장폐지되면서 보유액이 약 1억 2000만원으로, 하루 만에 99.6%나 감소했다. 보유 주식수(22만1899주)는 변함이 없었는데, 주가 폭락으로 주식이 휴지 조각 수준으로 전락했다.

SVB 주식은 파산일인 지난달 10일부터 나스닥 거래소에서 매매가 정지됐고 장외시장으로 옮겨졌다. 주가는 거래정지 직전 주당 106달러에서 재개 당일 0.4달러로 곤두박질쳤다.

한편 SVB 파산 이후 글로벌 은행의 재무 건전성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12일 CNBC 인터뷰에서 "아직 은행 실패는 끝나지 않았다"면서 "최근 은행권 혼란 속에 자산과 부채의 불일치 등 여러 재무적 문제가 드러났다. 일부 은행은 이 행동을 지속하면서 주주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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