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 토큰증권 거래소 개장 '규제샌드박스' 지정 신청

연내 디지털 증권시장 출범 목표
자본시장 경쟁 주도권 잡기에 나서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6.09 15:23 | 최종 수정 2023.06.09 16:12 의견 0

한국거래소(KRX)가 대체거래소(ATS)와 토큰증권(ST) 플랫폼의 등장을 앞두고 자본시장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KRX는 8일 "이달 말 혁신금융서비스(금융분야 규제샌드박스) 지정을 신청해 연내에 토큰증권 시장을 개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회의 관련 법 통과에 앞서 조기 개장을 하기 위해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특례 적용을 정부에 요구하겠다는 말이다.

KRX는 디지털 증권시장 출범과 관련해 그동안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인프라 구축 등을 준비해 왔다. 손병두 KRX 이사장은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시장법상 증권인 디지털자산이 상장·유통 되는 시장이 올해 거래소에 개설된다”고 밝혔다.

토큰증권은 실물 또는 무형의 자산을 분산원장 기술로 전자화 한 증권이다. 코인이 증권이 아닌 '디지털자산'이라면 토큰 증권은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 또는 '비금전 신탁 수익증권'에 해당해 투자자 보호 등 관련 규율이 적용된다.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의 발행·유통 제도 기반 마련을 위해 전자증권·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곧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국회 입법 과정을 거치면 내년 말쯤 토큰증권 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일정을 감안하면 연내 토큰 증권 시장 출범은 사실상 어렵다.

KRX는 토큰증권 거래소 조기 개장과 관련, 증권사에서 계좌를 만들고 화제성 있는 토큰증권부터 유통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KRX는 금융 당국에서 증권 유무를 직접 판단해 초기 거래 품목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KRX는 파생상품시장의 개장 시간을 다음달 31일부터 오전 9시에서 8시 45분으로 15분 앞당긴다.

조기 개장 대상 상품은 코스피200선물, 코스피200옵션, 미니코스피200선물, 미니코스피200옵션, 코스닥150선물, 코스닥150옵션, KRX300선물 등이다.

미래 가격 예측이 선반영되는 파생상품시장은 주식시장과 같은 시간에 개장해 장 개시 초반 투자자가 파생상품 가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또 개장 전 발생한 주요 변동 사항이 선물시장에서 미리 조정되지 않아 개장 초기 15분간 변동성도 높게 나타났다.

파생상품시장의 조기 개장으로 파생상품의 정규 거래 시간은 15분 확대된다. 시가 단일가 시간은 30분에서 15분으로 준다. 파생상품시장의 과도한 변동성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개장 전 파생상품 가격 제한 폭은 상하 8%로 묶는다.

KRX는 코스피200선물·옵션 등 대표 지수 상품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한 뒤 수요 등을 고려해 조기개장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KRX 관계자는 “자체 야간시장 개설 등 추가적 거래 시간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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