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산하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지난 20일 늦은 오후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의혹을 받는 김남국 의원(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무소속)에 대해 최고 징계 수위인 '제명'을 권고했다.

자문위는 국회의원 자격과 징계 심사를 맡는 윤리특위의 자문 기구로, 8명의 외부 인사로 구성돼 있다.

김남국 의원. 김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 의원의 징계 절차를 어떻게 진행될까?

자문위는 전날 오후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회의 끝에 김 의원의 징계 권고안을 '제명'으로 결론지었다. 이유는 김 의원이 암호화폐 거래를 수 차례 한 것이 확인된 점, 또 앞서 알려졌던 위믹스 코인 외에 다른 코인 거래도 있었다는 점, 김 의원의 소명이 부족했고, 자료 제출 요구에 비해 제출한 자료가 미비했다는 점 등 때문이다.

유재풍 자문위원장은 "가상자산 관련해서 제대로 된 소명이 안 된 부분도 있고, 그동안 해왔던 내역이라든가 여러가지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성실치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얘기하기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자문위의 제명 권고안은 국회 윤리특위로 이관될 예정이다.

국회의원 징계 수위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 출석정지 및 해당 기간 수당 절반 감액 ▲제명 등 4단계로 나뉜다.

국회법 제46조 3항은 윤리특위는 의원의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기 전에 윤리심사자문위 의견을 청취해야 하며, 이 경우 윤리특위는 윤리심사자문위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윤리특위는 징계 권고안을 국회 활동과 관련한 징계안 심사를 맡는 제1소위원회로 넘긴다. 제1소위가 자문위 의견을 수용하면 윤리특위 전체회의와 국회 본회의를 거쳐 김 의원의 최종 징계 수위를 확정한다.

다만 김 의원 징계안은 곧바로 처리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윤리특위 제1소위와 제2소위(수사·재판 진행 중인 징계안 심사)가 여야 동수로 구성돼 있어 논쟁이 예상되고, 이미 윤리특위에 국민의힘과 민주당 징계안이 한 건씩 계류돼 있기 때문이다.

자문위가 제명을 권고한 안건은 윤미향 의원(민주당 탈당해 무소속), 박덕흠 의원(국민의힘)이다. 이상직 전 의원(민주당 탈당 무소속)은 이스타항공 배임·횡령 혐의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 선고를 받아 징계안이 폐기됐다.

앞서 윤리특위는 지난 5월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 의원 징계안을 상정하고 자문위에 회부했다. 자문위는 이어 김 의원이 제출한 가상자산 거래내역 자료 등을 토대로 국회법 위반, 직권남용 여부 등을 심사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심사에 속도가 붙지 못했다. 이에 자문위는 윤리특위에 30일의 활동 기한 연장을 요청했었다.

향후 일정은 윤리특위는 자문위의 제명 의견을 징계심사소위로 넘겨 심의한 뒤 전체회의에서 징계 수위를 최종 결정한다. 이어 본회의 표결을 거쳐 확정되며 의결 정족수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다.

윤리특위 여야 간사들은 21일 만나 소위 및 전체회의 일정을 논의한다.

한편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 제명안이 처리된 사례는 지난 1979년 10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유일했다. 2011년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을 한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은 윤리특위에는 통과됐으나 본회의에서 부결됐고, 2015년 10월 성폭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심학봉 전 새누리당 의원은 표결을 몇 시간 앞두고 심 의원이 의원직에서 물러나면서 제명안이 처리되지 않았다.

사이렌스 정기홍 기자 bonnylim@naver.com 정기홍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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