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남국 의원 ‘60억원 코인’ 소유 논란 증폭

김남국, 거액 코인 보유 중이던 2년전 코인세 유예법 발의
김남국, “윤석열 실정 덮으려는 ‘한동훈 작품’” 주장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5.06 21:17 의견 0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산시 단원구 을)이 최대 60억원대의 코인을 보유하다가 지난해 초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한다고 하자 모두 판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를 ‘이상 거래’로 분류해 수사기관에 통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국회의원이 투기성이 크다는 가상화폐를 거래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물론 일반인들에게서 큰 논쟁거리로 부상했다. 판 시점도 거래세를 신설한다는 말이 나오기 직전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조선일보 등 복수의 언론과 김 의원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22년 초 A 가상화폐 거래소에 등록된 자신의 ‘가상화폐 지갑’에 위믹스 코인 80여 만개(최대 60억원)를 보유했다가 모두 팔았다. 위믹스 코인은 주로 2022년 1~2월 대량 유입됐고 그해 2월 말~3월 초 전량 인출됐다.

유튜브 '김남국TV' 캡처

김 의원이 전량 인출할 당시 A 거래소 측은 ‘지갑’의 거래가 통상적이지 않다고 보고 거래 내역을 FIU에 통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A 거래소 측은 거래액이 커서가 아니라 거래 방식이 이상하다고 판단해 FIU에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조선일보에 전했다.

FIU도 이를 ‘이상 거래’로 분류해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관련 자료를 넘겼다.

그런데 김 의원은 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課稅)를 유예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그는 2021년 7월 6일 노웅래 의원(정치자금법 기소) 등 민주당 의원 9명과 함께 ‘소득세법 일부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의 핵심은 2022년 1월부터 시작되는 ‘가상 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1년 후인 2023년 1월로 미루자는 것이다.

2016년부터 가상화폐를 매매하고 수십억 원대의 코인을 보유했던 김 의원이 코인 거래 세금 부과를 늦추자는 법안을 발의했던 셈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발의자 본인이 공직자로서 법안의 수혜자가 되는 ‘이해 충돌’의 전형적 사례”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당시 소득세법은 코인으로 250만원 이상을 벌면 수익금의 22%를 세금으로 내게 돼 있는데, 이 공제 한도(250만원)를 주식처럼 5000만원까지 늘리자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겼다.

김 의원 등이 개정안을 발의했던 2021년은 가상 자산에 대한 과세 이슈가 한창 불거지던 때였다. 그해 5월 정부는 “2022년 1월부터 코인의 매매‧이전으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금을 걷겠다”고 발표했다.

가상 화폐 업계에서는 김남국 의원처럼 수십억원 규모의 코인을 보유한 사람들을 ‘고래(큰손)’라고 부르는데 이 ‘고래’들에게 가상 자산 과세는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정부가 ‘자산 소득 과세 방침’을 발표하자, 당시 일부 투자자들은 코인을 이전‧증여하기 위해 가상 화폐 전문 세무사를 찾거나 과세를 피해 해외 거래소로 자금을 빼돌리기도 했다.

반면, 김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을 검토했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형평성 측면을 고려했을 때 조속한 과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공동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기재위 조세소위를 거치면서 그와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묶은 개정안으로 대체돼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 인해 가상 자산 과세는 2023년 1월까지 미뤄졌다. 이어 작년 12월에는 2025년 1월까지 과세를 유예하는 법안이 또다시 통과됐다.

김 의원이 2022년에 보유 중이던 코인을 현금화 했다면 ‘자산소득 과세 유예’의 혜택을 직접 받은 셈이 된다.

김 의원은 5일 “모든 거래는 제 명의의 전자주소로만 거래했다”고 했지만 어느 시점에 코인을 거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가상자산은 잘 드러나지 않고 공직자 재산 등록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앞서 2018년 1월 박상기 법무부 장관(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장관)은 “가상화폐 거래가 사실상 투기·도박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거래소 폐지 방침을 밝혔다가 7시간 만에 번복하기도 했다. 주로 20·30대에 집중된 투자자들의 반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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