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분쟁으로 살인 등 강력범죄 6년간 10배 급증···경실련, 이웃사이센터 민원 접수 현황 분석 발표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
건설사 100곳 중 87곳서 민원 발생
“건축 허가기준 강화, 소음 하자 땐 주택가 반영해야”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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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6 22:02 | 최종 수정 2023.12.08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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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에서 비롯된 강력범죄가 최근 10배가량 급증하고, 관련 민원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
층간소음 민원은 100대 국내 시공사 대부분에서 민원이 발생하고 소음 관련 건축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년간(2020년 4월부터 올해 4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 2만 7773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층간소음 민원은 올해 기준으로 시공능력 상위 100개 건설사 중 87개사에서 만든 공동주택(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등 상위 5개 기업에서 2099건이 발생했다. 6~30위 25개 회사에서는 3332건 민원이 있었다.
경실련은 “시공능력을 떠나 시공량이 많은 회사에 그만큼 층간소음 민원도 많았다. 이는 정부의 건축 허가 소음기준이 잘못됐단 뜻”이라며 “층간소음 주무 부처인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형식적인 관리·감독만 하지 말고 관련 규정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강력범죄도 늘어나고 있다.
경실련이 KBS 시사직격팀으로부터 받은 2016∼2021년(6년간) 층간소음 관련 형사사건 판결문 분석에 따르면, 층간소음이 만든 살인·폭력 등 5대 강력범죄는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무려 10배 증가했다.
아파트 층간소음 민원이 특히 많았다.
최근 3년간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 중 84%인 2만 3439건이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피해 유형은 ‘윗집의 소음’이 85%(2만 3481건)였으며 주 소음원은 ‘뛰거나 걷는 소리’가 68%(1만 8785건)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 고양시에 살던 A 씨는 2021년 8월 아랫집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항의가 이어지자 길이 33㎝에 이르는 흉기를 들고 이들을 찾아 협박한 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전남 보성군의 한 아파트 거주자 B 씨는 윗집과 층간소음 문제로 다퉈 오다 2021년 9월 골프채를 들고 윗집으로 침입, ‘죽이겠다’며 협박해 징역 6월을 선고받았다.
경실련은 "신축 아파트 전 세대를 대상으로 층간소음 전수조사를 하고 결과를 공개하는 ‘표시제’를 법제화하고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소음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시공사에는 벌칙을 주는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이사장인 백인길 대진대 교수(도시부동산공학)는 "새로 짓는 주택은 전수조사 후 문제가 있으면 허가를 내주지 말고, 기존 주택의 경우 소음기준에 하자가 있으면 이를 주택 가격에 반영해 국민이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고 적합한 가격을 지불하게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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