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속보] ‘성범죄 변호’ 파문 민주당 강북을 조수진 후보, 22일 새벽 후보 사퇴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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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2 01:57 | 최종 수정 2024.03.2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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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변호 이력’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조수진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변호사)가 22일 새벽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19일 이 지역 현역인 박용진 의원과의 재경선에서 이겨 공천을 받은 지 3일 만이자, 총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조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후보직을 사퇴한다. 저는 변호사로서 언제나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국회의원이 되면 똑같은 자세로 오로지 강북구 주민과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국민들께서 바라는 눈높이와는 달랐던 것 같다. 제가 완주한다면 선거 기간 이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더 이상의 당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고 주장했다.
그의 사태로 서울 강북을은 민주당 후보 2명이 잇따라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 지역구엔 당초 정봉주 전 의원이 박용진 의원을 경선에서 이겨 본선 진출이 확정됐으나, "비무장지대(DMZ)는 목발이 경품"이란 막말로 공천이 취소됐다. 이어 박 의원과 조 변호사의 재경선이 이뤄졌으나 조 변호사도 성범죄자 변호 이력으로 자진사퇴 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자진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의 악재였던 '황상무 회칼 발언'과 '이종섭 전 국방 장관의 호주 대사 출국' 건이 사퇴 등으로 마무리되면서 급락했던 지지율이 제자리를 찾는 움직을 보이고, 조 변호사 건이 최대 악재로 부상하면서 당 지도부로서는 어쩔 수 없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 변호사는 지난해 초등학교 4학년 여아를 지속 성폭행해 성병에 걸리게 한 태권도 관장을 변호했다. 피해 여아는 산부인과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증’, ‘생식기 사마귀’ 등의 진단을 받았지만 그는 “아버지 등 다른 성인으로부터 피해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변호했다.
피해 여아가 상상을 현실로 인식하는 정신병의 일종인 ‘작화증’을 앓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피고인은 대법원에서 징역 10년형이 확정됐다.
조 변호사는 또 2022년 30대 여성 환자를 성추행한 한의사를 변호하면서 가해자가 피해자를 진료하다가 속옷 아래로 손을 넣어 중요 부위를 만졌는데 “그 자리에서 항의하거나 간호사 등에게 알리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성추행 피해자의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고 변론했다.
특히 조 변호사는 되레 성범죄 혐의자에게 ‘강간 통념’을 적극 활용하라고 해 논란이 됐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성명을 내고 “성폭행 피해 아동에 대해 법을 가장한 2차 가해를 서슴없이 자행한 조 변호사의 공천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지난 20일 “유시민 작가님께서 '조변은 길에서 배지 줍는다' 이런 반농(반농담)도 하셨다”며 김칫국부터 마시는 말을 전해 이날 사퇴로 머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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