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뺑소니' 김호중 씨 구속에 카카오엔터 75억, SBS미디어넷 36억 날려···지분 투자자들 손익은?

생각엔터테인먼트, 사실상 회사 폐업 수순
개그맨 정찬우 등 일부 지분 판 임원 수십 억 이익
하지만 이들 소유 지분 휴지조각 될 가능성 커

정기홍 승인 2024.05.29 19:57 | 최종 수정 2024.05.30 11:47 의견 0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 씨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가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으면서 이 회사에 투자한 개그맨 정찬우 씨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BS미디어넷(SBS 자회사)가 주식의 휴지조각으로 수십~수백억 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

다만 정 씨 등 일부 창업자는 그동안 일정 분의 지분을 팔아 수십억 원의 이익을 얻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주식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광득 대표가 28.4%, 최재호 이사 29.7%, 정찬우 씨 28.3%, 카카오엔터 10%, SBS미디어넷이 3.6%를 보유하고 있다.

생각엔터는 지난 2018년 1월 이 대표와 최 이사, 정 씨가 3분의 1씩 출자해 공동 설립한 회사다. 이 대표는 S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김 씨의 외사촌 형이다.

정 씨는 김 씨와 음주운전 사고를 내던 날 스크린골프를 함께했지만 저녁식사 자리와 유흥주점에는 동행하지 않고 귀가했다.

카카오엔터는 김 씨의 음원 판매, 콘서트 수익 등으로 생각엔터의 매출이 256억 원에 달하던 2022년 75억 원을 투자해 이 대표와 정 씨의 지분 5%씩을 매입했다. 카카오엔터는 생각엔터의 몸값을 750억 원으로 책정하고 이 가격에 매입했다.

생각엔터에는 김 씨 외에도 TV조선 ‘미스터트롯2′ 우승자 안성훈, ‘미스트롯2′ 준우승자 홍지윤, 금잔디, 영기, 배우 손호준 씨 등이 소속돼 있다.

이 대표와 정 씨는 카카오엔터에 판 지분으로 각각 37억 5000만 원을 손에 쥐었다.

설립 당시 출자자본금(1억 원)이 1명 당 약 3300만 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수년 만에 수십억 원의 차익을 거둔 것이다.

SBS미디어넷은 지난해 최 이사의 지분 3.6%를 인수했다. 생각엔터의 가치를 1000억 원으로 보고, 36억 원을 투자했다.

생각엔터는 지난 27일 임직원 전원 퇴사와 대표이사직 변경을 결정하며 폐업 수순에 들어갔다.

정 씨가 김 씨 사건이 터지기 전에 SBS미디어넷에 지분을 넘겼다고 가정하면 283억 원을 손에 쥘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휴지조각이 됐다.

카카오엔터와 SBS미디어넷도 생각엔터가 문을 닫으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다.

한편 생각엔터는 전날 임·직원 전원 퇴사와 대표 변경 사실을 알렸다. 소속 연예인이 요청 시 위약금 등을 물리지 않고 전속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사실상 폐업 절차를 밟는 모양새다.

저작권자 ⓒ 사이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