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실적 채우려고'...고속철 SRT 기차표 5억 원대 구매 후 얌체 환불
총 2000원 적은 취소 수수료 악용
SRT 악성 사례 1만 5055건 집계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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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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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승차권을 대규모로 예매해 카드 제휴 할인을 받기 위해 실적을 쌓은 뒤 모두 환불하는 ‘SRT 악성 환불’ 사례가 지난 4년간 1만 5000여 건, 450억 원어치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약 6억 원어치 기차표를 구매했다 모두 반환한 악성 환불자도 있었다.
4일 민간 고속철인 SRT 운영사인 에스알(SR)이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SRT 승차권 악성 환불은 1만 5055건이었다.
총 9482명이 89만 6687장을 발권(1명당 94.6장)했다가 환불했다. 금액으로는 450억 1973만 원어치다.
악성 환불 행태는 대개 승차권을 다량 구매한 후 다음 달 환불을 받는 식이다. 주로 카드사 제휴 할인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결제 금액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이뤄진다.
단체 승차권은 인원에 따라 최저 위약금을 부과하지만 일반 승차권은 출발 하루 전까지 무료로 환불받는 점을 악용했다.
SR은 이용객이 1회에 승차권 10장 이상 예매할 때는 단체 승차권 예매로 보지만 비회원 예매를 할 때는 적발해 제재가 어렵다.
이를 악용해 4년간 21차례에 걸쳐 승차권 7748장을 사들였다가 반환한 사람도 있었다.
이 사람은 5억 7950만 원어치 승차권을 끊었지만 전액 되돌려받았다. 이 과정에서 지불한 취소 수수료는 2000원뿐이었다.
또 다른 사람은 한 번에 승차권 4610장(3억 1900만 원어치)을 산 뒤 수수료 없이 모두 반환했다.
하지만 조사 기간 내 에스알이 악성 환불자로부터 회수한 취소 수수료는 1억 129만 원으로 전체 환불 금액의 0.23%에 그쳤다.
에스알은 “지난 2월부터는 악성 환불자로 분류하는 금액 기준을 5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기준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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