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출시한 '오픈AI' CEO도 AI의 잠재적 위험 지적···미국 의회에 규제 기준 제정 요구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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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7 23:09 | 최종 수정 2023.05.1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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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챗GPT'로 대표되는 대화형 인공지능(AI)의 향후 영향력과 파장을 짚어보는 청문회를 처음으로 열었다.
대화형 AI의 추세를 거역할 수는 없지만 적절한 규제와 함께 국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AI 제어에 역부족일 수 있다는 회의적 시각도 나왔다.
미국 상원 법제사법위원회의 개인정보기술 소위원회는 16일(현지 시각) 대화형 AI 관련 청문회를 개최했다. 청문회에서는 AI가 만든 리처드 블루먼솔 개인정보기술 소위 위원장(코네티컷·민주당)의 개회사가 단연 화제가 됐다.
개회사는 블루먼솔 위원장의 음성을 미국 스타트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에 의뢰한 뒤 AI가 스피커를 통해 그의 목소리와 흡사한 내용의 연설을 했다. AI는 "투명성 결여는 대중의 신뢰를 갉아먹는데, 이는 우리가 바라는 모습이 아닙니다"라며 블루먼솔 위원장의 목소리와 거의 같은 음성을 뱉어냈다.
블루먼솔 위원장은 "이 연설문은 챗GPT에게 이번 청문회 모두 발언을 어떻게 시작할까라고 물었더니 그가 작성한 답"이라면서 "만약 여러분이 집에서 듣고 계신다면 이 목소리와 발언이 나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의 토의는 AI 개발 현황과 잠재적 위협에 집중됐다.
의원들은 AI를 규제할 별도의 기구 설립 필요성에 공감하고 악용 가능성도 우려했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은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AI가 삶의 모든 측면을 개선할 수 있지만 심각한 위험도 존재한다"며 "적절한 규제 방안 마련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국제적 표준을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트먼은 "이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시민들의 우려를 이해하고,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미국이나 글로벌 차원의 규제 기구를 구성해 강력한 AI 체제 면허를 발급 또는 박탈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AI가 인쇄 미디어처럼 거대해질 수 있으며 기술로 인해 특정 분야에서 감원으로 이어져 일자리를 빼앗는 등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AI가 선거때 거짓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보내면서 민주주의를 위협할 소지도 있다"고 했다.
올투먼의 발언이 무색하게 일부 의원들은 "AI로 인한 실업자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오픈AI를 고소할 수 있는 새로운 법안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블루먼솔 의원장은 "AI가 지배하는 미래를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며 "의회가 소셜미디어를 규제하지 못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시 홀리 상원의원(공화·미주리)은 "AI 기술은 원자폭탄에 버금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AI 전문가이자 IBM 프라이버시 담당인 크리스티나 몽고메리 이사와 게리 마커스 뉴욕대 명예교수도 자리를 했다.
마커스 명예교수는 "AI는 우리 미래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현재 매우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역동적인 세상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번 청문회에서 미국 민주와 공화 양당이 모두 AI 산업을 규제할 새로운 기구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 BBC 등은 "올트먼 오픈AI CEO가 미국 상원 법사위 사생활·기술·법소위 청문회에서 AI의 장점과 함께 위험성이 잠재하고 있다고 시인하면서 규제 도입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기구가 생겨도 통제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픈AI는 지난 2015년 올트먼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후원 속에 AI 관련 비영리 연구소로 출범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의 위험성을 거론하며 빠졌고,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투자했다. 최근엔 챗GPT보다 더 강력한 'GPT-4'를 MS의 검색엔진인 빙(Bing)에 도입했다.
세계는 지금 소셜미디어 대중화 과정에서 허위 거짓정보 확산 등 규제 실패를 경험했던 미국이 AI에 어떤 대응 방안을 마련할 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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