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2분기 매출에서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를 제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매출 수위인 TSMC의 매출을 앞섰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74조 700억 원, 영업이익 10조 44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3.4%, 영업이익은 1462% 증가했다. 전분기 매출 대비로는 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조 8400억 원 증가한 10조 4400억 원을 달성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6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IT 시황이 회복되는 가운데 메모리 분야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증가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공시에서 올해 2분기 매출액 74조 원, 영업이익 10조 4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었다.
사업 부문별로는 반도체 영역인 DS(디바이스숄루션) 부문이 영업이익 6조 45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조 9100억원을 기록하며 5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2분기에 영업이익 증가폭이 더욱 커졌다.
반도체 부문의 큰 폭 신장은 되살아난 메모리 반도체 업황 때문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고대역폭 메모리(HBM)나 DDR5(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HBM, DDR5 등 서버 중심의 제품 판매 확대와 생성형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실적이 전분기보다 대폭 호전됐다”고 밝혔다.
AI 가속기에 쓰이는 HBM과 일반 PC, 서버 등에 들어가는 제품 등을 포함한 전 세계 D램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3.9%(지난 1분기 기준)로 1위다. 낸드플래시 점유율도 36.7%로 가장 높다.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약한 시스템LSI(비메모리)도 실적이 크게 개선돼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SoC(System on Chip), 이미지센서, DDI(Display Driver IC) 제품 공급이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다.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도 시황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5나노 이하 첨단 공정 수주 확대로 전년 대비 AI와 고성능 컴퓨팅(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분야 고객 수가 약 2배로 증가했다.
이 밖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MX·Mobile eXperience) 부문에서는 2 조2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가 지속되면서 연초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의 신제품 효과가 줄어 영업이익이 지난 1분기(3조 5000억 원)보다 다소 부진했다.
다만 이달 초 출시된 폴더블폰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6, 플립6에다 첫 출시작인 스마트링(반지) 등 웨어러블 제품이 시장에서 호평을 얻으며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에서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VDVisual Display)·가전 부문도 2분기에 매출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900억 원이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7400억 원)보다 줄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신제품 글로벌 판매 확대를 추진해 AI 가전 리더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시스템에어컨과 빌트인 등 B2B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사업 구조 개선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향기기 오디오 사업체인 하만은 포터블과 TWS(True Wireless Stereo) 중심의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 전체 시설 투자도 늘렸다.
총 시설 투자는 직전 분기 대비 8000억 증가한 12조 1000억원으로 이중 약 82%를 반도체 부문(9조 9000억 원)에 썼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1조 8000억 원을 투자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2분기 8조 500억 원을 집행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 및 R&D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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