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31일 대한배드민턴협회에 김택규 회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또 후원사로부터 받은 억 원대의 경기 용품 유용 의혹 등에 대해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문체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배드민턴협회 조사 결과를 최종 발표했다.
문체부의 조사는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 선수가 협회와 대표팀 운영을 비판하자 8월부터 시작했다.
조사 결과 문체부는 협회의 ‘승강제리그와 유·청소년 클럽리그 사업’, ‘협회 임원의 운영업체 수수료 지급’ 등 보조금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고 환수 절차에 착수했다.
후원물품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서울 송파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보조금법 위반에 직접 책임이 있는 김 회장은 ‘해임’을, 사무처장에게는 ‘중징계’를 요구했다.
협회 전관을 위반하고 보수를 받은 임원에게는 보수를 받납할 것을 요구했다.
협회 부회장과 전무이사는 후원사 유치에 기여했다며 성공보수 6800만 원을 지급받았다. 회장과 전무이사는 설 명절 상여금으로 각각 100만 원, 50만 원을 받았다.
김 회장의 괴롭힘 의혹도 사실로 밝혀졌다.
문체부는 “협회 직원 18명 중 17명을 대면조사한 결과, 언론에 보도된 욕설과 폭언 등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협회 직원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김 회장을 근로기준법에 따라 관계기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날 선수단 36명의 의견을 들은 결과를 토대로 마련한 개선안도 발표했다. 문체부는 “선수들이 원하는 것은 안세영 선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선수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선수 개인 트레이너의 훈련 참여를 보장하고, 단식과 복식에 맞는 맞춤형 훈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도자 인원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또 선수가 원하는 의료기관에서 부상관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부조리한 문화도 개선한다.
국제대회 임박, 전염병 등 특별 사유를 제외하고는 선수단의 외출, 외박을 허용하고 청소, 빨래, 외출 시 보고 등의 부조리를 없앤다.
또 선수촌 내 새벽훈련, 산악훈련을 폐지하고 각 종목 선수단 상황에 맞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선수들이 국제대회를 마치고 귀국했을 때 곧바로 선수촌에 입촌하지 않고 일정 기간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1진 선수의 국제대회 과다 출전으로 인한 혹사를 예방하기 위해 2진 선수들과 전략적으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한다.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안세영이 폭로와 주장한 부분이다.
현재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배드민턴협회의 규정은 없앤다.
또 국가대표 선수가 자비로 해외 프로리그, 해외 초청 경기를 참가하는 것도 폐지한다.
현재 국가대표 활동기간을 5년 충족하고 남자 28세, 여자 27세 이상인 비국가대표 선수만 국제대회를 출전하도록 한 규제도 폐지한다.
후원 계약과 관련한 선수의 권리도 강화한다.
선수가 경기력과 직결된 라켓, 신발을 선택하도록 하고, 국가대표 유니폼에 선수의 후원사 로고를 노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배드민턴 복식 국가대표 선발 방식도 개선한다.
불공정하다고 지적돼 온 평가위원회의 평가점수를 폐지하고, 세계랭킹 32위까지의 선수를 우선 선발하는 방식으로 개선안을 도입한다.
배드민턴 선수의 연봉과 계약기간도 개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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