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째 날인 29일 서울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투표소 외부로 반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과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낮 12시까지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사전투표소에서 관외 사전투표자가 본인 확인을 마치고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수령한 뒤, 기표를 위한 대기 줄이 투표소 밖까지 이어졌다.

21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서대문구 옛 신촌동주민센터 투표소 입구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들고 투표소 입구 밖으로 이어진 줄 맨끝으로 걸어가고 있다. 유튜브 채널 '애국청년 박준영' 캡처

선관위는 “사전투표소 면적이 68㎡로 협소해 선거인 대기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사전투표관리관이 관외 사전투표자 대기 공간을 외부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낮 12시 외부 대기를 중단하고 본인 확인과 투표용지 발급 속도를 조절했다.

이 과정에서 '투표용지'를 받고 기표를 기다리던 일부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사진으로 찎고 몇 명은 대기줄이 길어지자 투표용지를 들고 식당에서 식사하고 오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촌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 관계자는 "오전 11시부터 대기 줄이 길었다. 투표 안내 요원이 (줄을) 관리하면서 바로 투표장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유권자는 투표용지를 받은 후 바로 기표소에 들어가야 한다.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은 뒤 투표소를 퇴장해야 한다. 기표를 하지 않은 '투표용지'를 받은 상태에서 투표소 외부로 나가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하지만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용지를 투표소 밖으로 가지고 나가선 안 된다는 명확한 법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이어 오후 1시 15분 전국 위원회에 해당 상황 및 주의사항 전파하고 오후 1시 40분 기표대를 6개에서 13개로 추가 설치했다. 또 투표사무원을 추가로 위촉해 투표관리를 지원했다.

선관위는 "기표 대기 줄이 길어진 상황에서 투표용지 발급 속도를 조절하지 못한 관리상의 미흡함이 있었다"며 "투표소 밖에 경찰 및 안내요원이 배치돼 있었으나, 극소수의 선거인이 대기 줄에서 이탈하는 등 대기 중인 선거인 통제가 완벽하지 못했던 점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