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약 10개월 만에 2300선이 무너져 '검은 목요일'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반도체와 2차전지 주들이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원화 가치도 10원 넘게 떨어지며 원-달러 환율은 1360원으로 올랐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4.09포인트(2.71%) 내린 2299.0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300선을 밑돈 건 지난 1월 6일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26일까지 코스피 추이. 연초부터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한국거래소 제공
앞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돌파한 다음날인 20일 코스피가 7개월 만에 2400선을 내준 데 이어 불과 4거래일 만에 2300선마저 무너졌다.
지난 3월 14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때 기록한 하락률(-2.56%)보다 커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날 폭락은 25일(현지 시각)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96%를 기록하자 나스닥지수가 2.43% 폭락하는 등 미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한 영향을 그대로 받은 것이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의 주가는 9% 이상 급락했다.
코스피는 개장 직전 SK하이닉스 등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또 주가조작 사태로 거래가 정지됐던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이 이날 거래를 재개돼 하한가를 기록하며 더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790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3원 올라 13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4일 이후 16거래일 만에 다시 종가 기준 1360원대에 진입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분기 0.7% 정도 성장하면 (정부 목표치인) 연간 1.4% 성장률이 나온다”면서도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 수출 부진을 완화하며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와 미국 고금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라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코스닥은 낙폭이 더 커 전 거래일보다 3.5% 하락한 743.85에 마감했다.
올해 코스닥지수 상승을 이끈 이차전지와 엔터테인먼트주가 크게 하락했다.